독해의 정석을 가르쳐주마. 독문과 전공 임환재 교수의 "독해와 문법"

 

독어독문학과에 들어온지 꽤 되었는데도 원서를 읽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있는가? 혹은 원서는 많이 읽었지만 독해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가? 이런 고민이 있는 사람이라면 매학기 개설되는 임환재 교수의 ‘독해와 문법' 강의를 들어보자.

임환재 교수의 첫 강의시간은 남다르다. 일반적으로 첫 시간에는 강의의 방향을 설명하지만 이 강의는 학생을 향한 질문으로 시작한다. 임교수는 수강생 한 명 한 명에게 방학 중 즐거웠던 일과 가장 힘들었던 때가 언제였는지를 물어본다. 이런 질문 때문에 수강을 결심하는 학생도 있다. 장여진(문과대 독문08)씨는 “첫 시간에 이런 질문을 받고 교수님이 너무 인간적으로 느껴져서 수업을 듣기로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이 수업의 매력은 매 수업 탐정 카스텐 챠라(Carsten Tsara)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새로운 강의가 개설돼도, 교수의 강의에는 항상 카스텐 챠라가 등장한다. 카스텐 챠라는 독일 탐정 소설의 주인공이다. 이 책은 여러 시리즈로 발간됐고, 교수는 이 책을 모든 수업의 기본 교재로 사용한다. 시리즈마다 다양한 챠라의 모습과 사건의 흥미로움에 반해 매학기 임교수의 다른 수업을 신청하는 학생도 있다.

독해수업의 매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임환재 교수는 전공인 텍스트언어학을 독해에 접목시켜 어려운 문장을 쉽게 해석할 수 있게 해준다. 교수의 강의을 들으면 테마(Thema)와 레마(Lema)라는 단어를 여러 번 들을 수 있다. 이것은 교수만의 독특한 강의 방식으로 문장 안의 핵심단어인 레마를 찾아내는 것이다. 이런 훈련을 통해 긴 텍스트의 내용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다량의 시험범위는 수강생들에게 부담스럽다. 한 학기에 단편소설 2~3개정도를 읽게 되는데, 해석과 문법이 모두 시험범위에 포함된다. 시험은 중간, 기말고사 모두 본다. 시험의 마지막 문제는 교수에게 하고 싶은 말과 수업 시간에 보충돼야할 점을 쓰는 것이다. 이 문제를 공들여 쓰면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이 강의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싶다면 시험을 잘 보는 것보다 평소 태도가 중요하다. 교수는 성실함을 강조하기 때문에 결석과 잦은 지각은 금물이다.

이 수업은 빠듯한 수업일 수 있지만 얻는 것도 많다. 강의 진행은 수강생이 한 단원을 읽고 해석하고 그 다음 교수가 중요부분을 해설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독어독문과의 특성상 한 사람이 한 번 이상 발표를 하게 되는데, 발표준비를 통해 수강생은 다양한 학습기회를 가진다. 오규진(문과대 독문03) 씨는 "이 강의를 통해 독해를 꾸준히 할 수 있다"며 "특히 발표 때는 교수님이 잘못된 부분을 꼼꼼하게 지적해줘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임환재 교수는 "이 강의를 통해서 수강생들의 텍스트 이해능력이 향상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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