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들 한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어떤 인상을 가지고 있는지, 내 행동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지만 실제로 알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심리학의 이해’를 수강하는 대부분의 학생은 알 수 없는 한 길 사람 속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으로 강의를 신청한다. 그러나 ‘심리학의 이해’에선 이런 기대와 달리 학문으로서의 심리를 배운다. 그러나 예상과 다르다고 전혀 부담 가질 필요는 없다. 이혜선(문과대학 심리학과) 교수가 강의하는 ‘심리학의 이해’는 학문으로서의 심리를 배우는 동시에 재미를 추구하는 우리의 기대까지 채워주기 때문이다.

이 수업에선 심리학(心理學)의 한자풀이처럼 마음(心)의 이치(理)이가 어떤지 배운다. 커리큘럼은 △뇌와 뉴런 △학습 △기억 △의식과 수면 △발달심리 △성격이론으로 구성돼 있다. 흥미위주의 수업내용을 기대했던 것과 다른 수업구성 때문에 거부감을 가질 수 있는 학생들을 배려해 이 교수는 쉽고 재미있는 예를 들며 강의를 진행한다.

이 교수는 며칠전 집에서 있었던 일로 수강생에게 의문점을 던지고 ‘성격과 특질’이란 어려운 개념을 쉽게 풀어나간다. “저는 직장에서 조용하고 차분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요, 저희 아이는 제가 포악하다고 했어요. 아이가 시험을 쳤는데 기대만큼 점수가 나오지 않아 꾸중했더니 엄마는 포악하다며 일기장에 시를 썼어요. 그럼 제 성격은 조용하고 차분할까요? 아니면 포악할까요? 과연 어떤 모습을 제 성격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성격이라는 것은 우리 아이가 말한 저의 단편적인 모습도 직장동료들이 말한 모습도 아닌 개인을 특징짓는 지속적이며 일관된 행동양식이에요.”

이 교수가 개념에 대한 설명을 끝낸 후 관련 자료에 관한 흥미로운 주제들을 학생들에게 발표하도록 한다. ‘성격과 특질’이란 주제에서 수강생 중 한명은 ‘혈액형과 관상에 따라 성격이 다른가?’를 주제로 발표했다. 발표를 들으며 수강생들은 자신의 관상을 스스로 판단하기도 하고, 옆자리 수강생을 보면서 “너는 얼굴이 ‘풍형’이니까 세상의 풍파를 짊어지고 살겠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한다.

수업의 분위기가 자유롭다고 해서 결코 수업이 ‘널럴’한 건 아니다. <심리학과의 만남>과 <심리학의 초대>란 만만찮은 분량의 두 교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소화할 내용이 많다. 게다가 보충자료도 제공해 교재에서 부족한 내용까지 빠짐없이 메운다. 중간, 기말고사에선 객관식과 주관식 문제가 골고루 출제된다. 주관식 문제는 구체적인 답을 요구하기 때문에 배운 내용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 작성하기 힘들다.

 한 길 사람 속을 알기 힘들다며 한탄하기 전에 심리학 지식을 바탕으로 나의 심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먼저 알아야 하지 않을까? 그래도 심리학을 채우기 겁이 난다면 심리에 대한 지식과 흥미로운 면을 모두 채워주는 이혜선 교수님의 ‘심리학의 이해’를 추천한다. 이 강의가 즐거운 마음으로 자신의 마음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거울을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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