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인기 있는 라면을 물어본다면 많은 사람들은 ‘농심 신라면!’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신라면 이전에는 삼양라면이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 어떻게 신라면이 삼양라면을 넘어 제 1의 국민 라면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을까. 본교 권기택(경영대 경영학과) 교수의 ‘마케팅 원론’ 수업은 늘 이러한 질문과 함께 시작한다. 이렇게 실존하는 풍부한 사례와 재미있는 기업들의 이야기로 마케팅이 무엇인지 차근차근 답을 풀어나간다.

권 교수는 학생에게 ‘What’으로 시작하는 질문은 하지 않는다. ‘타이레놀은 세계 최고의 진통제로 꾸준히 자리 잡고 있다’, ‘애니콜 TV광고엔 분기별 가장 섹시한 여자 연예인이 등장한다’, ‘더 이상 슈퍼마켓엔 럭키치약은 없다’와 같은 명제를 바탕으로 ‘Why’와 ‘How’에 초점을 맞춰 질문한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타이레놀의 명성이 사실은 경쟁사의 약점을 해결했다는 광고 하나로 얻어졌다는 사실에 학생들은 감탄한다. 이러한 교수의 수업방식은 경쟁사 분석이 중요하다는 교과서 속 이론을 외우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학생의 기억 속에도 더 오래 남는다. 학생들은 원론 전공 수업이 아니라 특강을 듣는 기분이다.

수업은 마케팅 원리가 적용되는 대상을 기업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수강생 개개인의 인생설계에도 적용해 수업을 마친 후 학생은 자신의 진로와 인생에 대해 생각 해 보게 된다. 예를 들어 강의 주제가 ‘기업이 마케팅 전략을 세우기 전에 기업 내·외부적 환경을 분석하고, 강점과 약점도 분석해야 한다.’ 이면 권 교수는 ‘이 논리를 그대로 반영해 앞으로의 전략을 세워보라’고 한다. 수강생은 마케팅 원론 수업을 듣는 순간부터 ‘나’라는 기업도 함께 설계하는 셈이다. 그래서인지 이 수업은 경영학과 전공생뿐만 아니라 타 과 학생에게도 인기가 높다.

마케팅 원론은 △중간·기말 평가 △레포트 1부 △팀 프로젝트 △출석이 평가 기준이다. 기말 평가는 수업시간에 배운 주제 중 하나를 제시해 ‘사례와 함께 서술하라’는 문제가 출제된다. 레포트와 팀 프로젝트는 학기마다 주제가 바뀌지만 공통적으로 마케팅 기초에 바탕을 둔 창의적인 생각을 요구한다. 무엇보다 교수님이 직접 모든 시험과 과제를 채점하기 때문에 조교가 채점하는 수업들에 비해 신뢰도가 높다.

마케팅원론이 단지 경영학도를 위한 필수 수업이라고 생각해선 안된다. 베이비로션은 왜 더 이상 베이비의 소유물이 아닌지, 설탕을 만들던 기업이 왜 영화산업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권 교수의 이야기보따리 속에 푹 빠져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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