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하이킥’의 해미장군을 압도하는 아우라, ‘호령순남’을 아는가. 호령순남은 마이크 없이 과학기술대학 대강당을 호령한다. 마이크에 의지하는 5.1 채널 돌비 서라운드 따윈 만주벌판 견마에게 줘 버려라. 등록금에 포함된 전기세가 아까운가? 훗, 본교 등록금이 괜히 비싼 게 아니다. 그녀의 남다른 음원 확산으로 짐작하건대 만주땅도 그녀 것, 태평양도 양보 못한다.

김순남(본교 강사·한국사학) 씨의 ‘조선왕조실록의 세계’에선 이름에 걸맞게 ‘KBS 역사 스페셜’ 같은 여러 역사 고증 프로그램 중 ‘조선왕조실록’ 관련 내용만을 시청각 자료로 활용한다. 김 강사는 이를 통해 각 왕대별 중요 사건을 ‘조선왕조실록’을 기록한 사관의 관점으로 재조명한다.

수업은 영상과 강사의 설명으로 진행된다. 경국대전에 관한 영상을 시청하면 경국대전에 오늘날의 삼심제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강사의 설명을 듣는 식이다. 김 강사는 중요한 장면이 나오면 영상을 잠시 멈추고 우렁찬 목소리로 부연 설명을 한다. 이 순간 프로그램의 MC인 유인촌·고두심은 그녀의 보조MC로 전락한다.

준비한 영상을 모두 본 다음엔 보다 자세한 설명이 이어진다. 강사는 △당시 왕이 처한 환경 △다양한 해석 가능성 △오늘날 어떻게 이 왕과 사건을 바라볼지 △왕에게서 배울 점을 학계의 관점별로 정리하고 자신의 의견을 들려준다.

김 강사는 태조를 다룬 <조선왕조체찰사제 연구>처럼 조선 시대 왕들과 관련된 논문을 교재로 사용한다. 왕대 마다 논문이 달라지므로 매 주 새 논문을 준비해야 한다. 그렇다고 원문을 사야 하는 건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해당 학기 동안의 심부름을 자원한 학생이 논문의 원본을 학술정보원 복사실에 맡겨 놓으면, 다른 수강생은 복사실에 찾아가 “<조선왕조실록의 세계> 이번 주 교재를 사러 왔다”고 말하면 된다. 강사의 저서 <조선초기 체찰사제 연구>가 교재에 포함되나 실제로 잘 활용하지는 않는다.

조선왕조 관련 강의답게 ‘조선왕조실록의 세계’엔 유적 답사(경복궁, 종묘)가 있다. 학생들은 매 답사마다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답사는 보통 강사와 함께 가지만, 사정이 있으면 개인적으로 가도 된다. 강사가 학생들의 모든 보고서를 꼼꼼히 읽어보기 때문에 인터넷 짜깁기는 불가능하다. 한편, 시험은 논문 내용 괄호 채우기와 서술형 문제로 이루어져 있어, 교제를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조선왕조실록의 세계> 강의 계획서 미리 보기

과목개요

조선시대사를 왕조사의 관점에서 국왕을 중심으로 각왕대별 정치사회 경제사회 문화의 제양상을 종합적으로 고찰함으로써 그 시대를 이해하도록 한다.

학습목표

<조선왕조실록>을 통해 조선시대 역사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고, 이를 통해 조선의 역사와 문화가 주는 의의를 알도록 한다.

총점

100

 

현장학습 답사기 양식

A4 한 장 분량, 글자크기 10, 줄간 160

참여도

10

출석

중간과제

30

중간고사

기말과제

40

기말고사

수시과제

20

경복궁, 종묘 각 10점 씩

                *자료 2009년 2학기 <조선왕조실록의 세계> 강의 계획서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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