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따라하세요. hello, 더 크게 how do you do, how are you. 자 다들 긴장 풀렸으니 발표자 나와서 발표 하세요” 그러자 한 학생이 나와서 자기소개와 꿈과 미래에 대해 발표를 한다. “My dream is ...” 발표가 끝난 후 평가도 이어진다. “발음도 좋고 문장 구성도 좋은데 다음부터는 준비한 내용을 보지 않고 발표하도록 노력하세요”

실용영어 시간인가 했더니 경상대 전공수업이고 영어강의도 아니다. 조현익(경상대 경영학부) 교수의 ‘회계 정보의 이해’ 강의다. 조현익 교수의 수업은 ‘영강 아닌 영강’으로 유명하다. 수강생은 회계공부와 영어공부를 함께해야 한다. 회계용어의 영어표기를 외워야 하고, 회계학 관련 이슈와 미래, 자신의 꿈을 영어로 발표해야 한다. 시험엔 영어로 회계용어를 쓰는 문항이 10개 나온다.

조 교수의 ‘영어주의’는 경험에서 나온다. 그는 LG전자에서 30년간 기업생활을 했고 독일, 영국, 미국지사에서 사장을 역임했다. 이 화려한 경력은 재학시절 영자신문사 활동을 통해 배운 영어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그 시절엔 영어가 큰 경쟁력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죠. 영어시장은 아직도 블루오션이에요. 영어를 잘하면 몇 배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조상 세대엔 무식함의 기준이 글이었고 우리 세대엔 컴퓨터인데 다음 세대엔 영어가 될 거에요. 자녀 세대가 ‘우리 부모님은 영맹이야’ 이런 말을 할지도 모릅니다(웃음)”

조 교수는 학생들의 집중력이 떨어질 때면 현장 경험을 살려 면접이나 회사생활에 대한 조언을 한다. “면접으로 전부를 파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에요. 면접관은 짧은 시간동안 외모, 말투, 태도를 보고 학생의 대부분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면접장에 쓰레기가 떨어져 있다면 꼭 주우세요. 어디선가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조 교수는 고대생이 좀 더 진취적으로 변할 것을 요구했다. “기업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학생이 많은데 기업이 잘 돼야 경제가 살고 일자리도 늘어납니다. 너도 나도 공무원이나 안정적인 길만 찾는 것은 후진국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며 사업을 하겠다는 학생들이 늘어야 국가가 발전해요”

그는 계산적 사고와 회계적 마인드를 강조했다. “계산적 사고라는 게 절대 나쁜 게 아닙니다. 계산적으로 행동해 주위에서 손가락질 받는 사람은 오히려 계산을 못한 거예요. 눈앞에 이익만 보다가 장기적인 계산에 실패한 거죠. 진짜 계산을 잘하는 사람은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행동하고 그런 좋은 계산은 회계적 마인드에서 나와요. 그래서 회계는 경영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교양으로 갖춰져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회계를 좋아하고 학생에게 가르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조 교수는 현재 동아리 세미클래식의 지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에 있었던 정기연주회에서 멋진 클라리넷 솜씨를 뽐냈다. 그는 음악이 세대차를 극복하게 해주고 정서적으로 좋은 취미 활동이라고 말한다.

“아름다운 세상 만드는 데 여러 가지 수단이 있겠지만 제 생각엔 음악만한 것이 없는 것 같아요. 협주를 하면서 협동과 조화에 대해서 배울 수도 있고요. 물론 학생의 본분인 학업을 우선해야 한다는 것은 잊지 말아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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