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총학생회 선거기간, 각 후보자들은 학생과 학교의 발전을 위한 여러 공약을 내세웠다. 많은 학생이 관심을 가졌고 나 역시 그들의 공약에 귀를 기울이며 학교의 미래를 상상해봤다. 하지만 그 상상은 공청회 자리에서 후보자들의 의견을 듣는 순간 무너져 버렸다. 공청회에 나선 후보자들은 학생이 원하는 것을 공약으로 보기 좋게 제시할 뿐,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에 대한 언급은 확실치 않았다. 학생이 원하니까 공약으로 내세웠고 앞으로 교내 각 부처와 협의해서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추상적인 실천 방안으론 제시된 목표가 실현되는 모습을 상상하기가 어려웠다. 그들은 목표를 정하는 데 급급할 뿐 정작 중요한 과정은 살피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나 역시 다를 것이 없었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계획 없이 대학과 사회에서 원하는 모습에 이끌려 목표만 설정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체적인 계획을 동반하지 못한다면 진정한 목표가 될 수 없다.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목표를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목표를 이룰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면 그 목표는 손에 잡히지 않는 이상으로 남을 뿐이다.

지난달 21일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본교에서 명예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철강 불모지였던 우리나라를 25년 만에 철강 강국으로 바꾸어 놓은 것으로 유명하다. 박 명예회장은 제철소를 만들겠단 목표에 인생의 전부를 바쳤다. 확고한 사명의식과 책임감을 가지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더해 포스코를 세계 최고 철강기업으로 만들었다.

새해가 밝았다. 올해 역시 많은 사람들이 크고 작은 많은 목표를 세우고 그것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나도 올해는 좀 더 냉정하고 능동적으로 목표를 세울 것이다. 또한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자신을 현실적이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것이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가지고 전략적으로 목표에 접근한다면 새해엔 지난해보다 더 많은 목표를 손에 넣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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