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조직이나 단체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셔틀버스기사 아저씨, 청소 아주머니, 수위 아저씨는 학교 구성원일까. 그들도 ‘학교를 이루고’ 있으니 당연히 구성원이라 여겼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지난달 22일, 미화노동자와 그들을 지지하는 학생들이 본관에 항의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취재를 갔다. 그들은 단체협약 승계와 고용보장, 용역업체 입찰과정 공개와 참관, 노동조합 활동 보장 등을 학교 측에 요구했지만 거부당하자 총무처를 점거했다. 점거과정에서는 격렬한 몸싸움이 오가고, 언성이 높아졌으며, 대형 화분이 파손됐다. 분위기가 험악했다.

총무처를 점거한 미화노동자들은 같은 공간에서 20년 넘게 알고 지내던 직원들에게 섭섭하다며 언성을 높였다. 그들이 섭섭하게 생각한 부분은 새벽 일찍 출근해 피곤하다는 것도 아니고, 학생들이 술에 취해 세면대에 내뱉은 토사물을 치우는 것도 아니었다. 단지 구성원으로 대접받지 못해 섭섭하다고 했다. 그들은 2005년 본교 100주년 기념식에서 정규직이 아니라는 이유로 500원짜리 배지를 받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별 거 아닌 일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일들이 그들에게 상처가 되었다. 그들이 본관을 점거했던 것처럼 섭섭함 역시 그들의 마음속을 점거해 버린 것이다.

이틀이 지난 24일, 협상이 긍정적으로 타결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본관의 분위기는 한층 밝아졌고, 미화노동자들은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그러나 미화노동자들의 섭섭함까지 가셨을지는 의문이다. 그들의 섭섭함을 달래기 위한 진정한 출발점은 구성원을 구성원답게 대하는 자세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 시작은 어렵지 않다. 당장 주위에 계신 아주머니께 따뜻하게 인사말을 건네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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