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저녁 6시. 화정체육관에선 신입생을 위한 응원오티가 열렸다. 응원오티가 시작되기 전부터 엘리제는 응원곡을 연주하며 화정체육관을 열정으로 채워가고 있었다.

 

단상 위 동작부 뒤쪽이 엘리제의 자리다. 드럼을 중심으로 오른편엔 기타와 보컬, 왼편엔 키보드가 배치됐다. 황인모 음악부장이 박자를 맞추기 위해 드럼 앞에서 분주히 움직인다. 엘리제는 황인모 부장이 보내는 사인을 스틱의 끝으로 전해 받으며 악기들의 박자를 맞춰 나간다. 엘리제가 연주한 응원곡은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학생들의 몸은 쿵쾅 거리는 울림에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벅찬 열정으로 가득차 있는 듯 보였다.

 

 엘리제는 올해창단 10주년을 맞았다. 그들은 동작부와 함께 신입생 오티, 입실렌티 지야의 함성, 정기 고연전에 참여해 응원곡을 연주한다.

엘리제의 가장 큰 행사는 정기 고연전이다. 정기전때 7시간 동안 쉬지 않고 노래를 불러야 하기 때문에 해프닝도 많다. 여자보컬과 남자보컬이 번갈아 부른다 하더라도 끝날 때쯤은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계속해서 연주가 이어지기 때문에 부원들은 화장실에 가는 것조차 쉽지 않다. “기획진이 막힌 길을 뚫어주면 뛰어 갔다가 1~2분 사이에 제자리에 돌아와야 한다”

비라도 왔다하면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다. 사람은 비를 맞더라도 악기는 젖지 않도록 비닐을 들고 서 있어야 한다. 작년에는 입실렌티 지야의 함성 때와 정기 고연전 모두 비가 많이 와서 애를 먹었다. “정기 고연전 둘째 날도 비가 바람에 날려 악기가 젖지 않도록 하느라 기획진은 땀과 비에 푹 젖었어요. 그 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흔히 엘리제는 만들어진 응원곡을 단순히 연주하는 밴드라고 여긴다. 하지만 그들은 방학이 시작되면 동작부와 팀을 이뤄 응원곡을 만든다. 응원곡의 바탕이 될 원곡을 선정하는 것에서부터 기존의 곡을 어떻게 편곡할 것인지, 가사는 어떻게 붙일 것인지 결정하는 것 모두 그들의 몫이다.

“곡을 선정하는 것부터 가사, 동작을 정하는 것까지 만만한 것은 하나도 없어요. 하지만 우리가 만든 노래를 고대생 모두가 부른다고 생각하니 책임감을 느껴요”

1차적인 곡이 만들어지면 학생들에게 바로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모든 단원들이 모여 만들어진 곡을 검토한다. 의견을 주고받고 그것을 바탕으로 다시 곡을 다듬는 과정이 수차례 반복된 후 마지막으로 응원단장이 허락하면 녹음에 들어간다. 곡을 만드는 데 3~4개월 정도가 걸리고 한 해 7곡 정도 신곡을 발표한다.

황인모 부장에게 힘든 엘리제 활동을 어떻게 계속 할 수 있었는지 물었다. “저희는 아마추어잖아요. 아마추어가 2만명의 학우들 앞에서 당당이 이름을 밝힐 기회를 얻기 쉽겠어요? 저는 이런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진 특권이라고 생각하며 힘들지만 엘리제를 계속하는 것 같아요”

응원곡을 향한 엘리제의 열정은 엘리제 컨테이너 박스에 그려진 엘리제 꽃처럼 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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