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안에서 만나자는 말보다 아프리카 ‘젠네’에서 만나자는 말이 더 익숙할 만큼 아프리카에 관심과 애정이 깊은 사람이 있다. 지난 학기부터 본교에서 ‘스와힐리어와 아프리카 문화’를 가르치고 있는 김광수 교수다.

남을 따라하기 싫어하고 독특한 것을 좋아하는 김 교수는 어릴 적부터 세계지도를 보며 아프리카에 대한 막연한 꿈을 키웠다. 김 교수는 대학에 진학할 때 남이 선호하는 학과 대신 자신만의 분야를 만들기 위해 아프리카를 전공으로 택했다.

지난 학기 처음 개설된 교양과목 ‘스와힐리어와 아프리카 문화’는 스와힐리어와 사회문화적인 강의가 복합적으로 이뤄지는 수업이다. 스와힐리어는 탄자니아와 케냐를 중심으로 사용되며 아프리카 제1의 언어이자 세계 12대 언어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유명한 대학엔 스와힐리어 학과가 개설돼 있어요. 일본만 해도 스와힐리어를 평범하게 생각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낯선 느낌을 강하게 받잖아요”

김 교수는 강의실 안에 갇힌 수업을 벗어나 다양한 강의 방법을 시도한다. 그는 아프리카와 관련된 영화나 뮤지컬, 퍼포먼스나 사진전이 열리면 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게 한다. 지난 학기엔 학생들과 함께 포천에 있는 아프리카 문화원을 다녀왔다. “이번 학기엔 학생들에게 더 다양한 체험의 장을 열어주고 싶어요. 교내 사진전도 좋은 방법이죠. 예전에 서울대에서 총학과 함께 사진전을 열었는데 반응이 좋더라고요”

지난 학기 김 교수의 수업을 들은 학생 중 일부는 아프리카 여행을 다녀왔다. 김 교수는 전체적인 여행 계획을 학생들에게 맡긴 후 출국 전 여러 번 스터디 미팅을 가져 여행 주제와 일정을 짜는 것을 돕는다. “각자 관심 영역이 다르잖아요. 각자 영역을 정해서 스터디를 하고 준비하죠. 뭘 보고자 하는지, 뭘 배우려는 지와 같은 게 없으면 가는 의미가 없거든요”

김 교수는 아프리카 여행을 떠나려는 학생들에게 세 가지 사항을 제안했다. 첫째, 방송에 나갈 것. 둘째, 책을 낼 것. 셋째, 사진전을 열 것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로 김 교수와 18명의 학생들이 겪은 아프리카 여행담을 다룬 프로그램이 2007년 KBS <세상은 넓다>에 3회에 걸쳐 특집으로 방송됐다. 지난 2008년엔 케냐에서 나미비아까지 아프리카 체류기를 담아 <19인의 아프리카>란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뭔가를 하기 위해 어떤 이익을 바라고 책을 출판한 것은 아니에요. 내가 갔다온 길, 경험한 것들을 담아 우리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죠”

김 교수는 이번 학기부턴 흥미를 유발하는 편안한 수업을 할 계획이다. “지난 학기엔 욕심내서 수업을 힘들게 한 경향이 있었어요. 이번엔 부담을 덜고 수업을 재밌게 진행하려 해요. 이 수업이 학문적 성과를 위한 건 아니잖아요.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우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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