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제113주년 세계노동절에 양대 노총의 대규모 집회가 전국 각지에서 평온하게 치러졌다. 지난 1990년 근로자의 날이 5월1일로 날짜가 변경된 후 처음 열렸던 노동절 행사가 서울대에서 경찰의 원천봉쇄속에 전쟁처럼 진행된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또한 주무부처의 수장인 노동부장관이 지난 2일 한 모임에서 노동자와 기업간에 중도적인 노동정책의 펼 것으로 내비쳤다. 이에 따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양대 노총은 노무현정부의 노동정책을 주시하면서 투쟁위주의 행보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같은 거시환경의 변화속에 노동자들의 생활과 의식도 조금씩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의 조사에서 생활이 힘든가라는 질문에 ‘힘들다’는 답이 30.2%로 ‘순탄하다(27.8%)’를 앞섰지만, 행복도에서 ‘행복하다’는 응답자가 50.4%로 ‘불행하다(9.0%)’를 월등하게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표면적으로 평온해 보이는 국내 노동계는 주5일근무제, 비규정직 차별철폐, 파업관련 손배가압류 철회, 외국인노동자의 인권보호, 산업재해추방 등 많은 숙제가 놓여 있다. 게다가 세계화 추세속에 경제자유구역과 개방정책 실행, 공기업의 민영화 등 노동정책의 틀 안에서만 풀 수 없는 난제들도 산적해 있다.

노동자와 정부, 사용자는 이 같은 내외환경의 변화를 인식하고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 기업의 경영의욕의 보장, 국가 경쟁력의 확보를 위한 접점을 찾기위해 각 주체간에 대화와 타협의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오랜 기간동안 투쟁속에서 얻어낸 노동절의 성과를 노동계가 온전히 확보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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