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신문은 신문의 성격상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듯 하다. 하지만 좀 더 꼼꼼히 살펴보면 고대신문의 성정체성은 역시 고대 남대의 아들로서 남성이 아닐까 한다.

첫 페이지에 나오는 특별 인터뷰로 런던대 부총장의 모습과 4페이지에 나오는 경영대 포스터 속에 나오는 ‘울고 있는 여성’의 이미지가 참으로 대조적이다.

물론 나를 불편하게 하는, 남성의 입맛에 잘 맞게 만들어진 그 경영대 포스터는 칼라로 나왔지만 그것이 고대신문의 성정체성을 묻는데 있어서‘어쩔 수 없다’고 치자.

그럼에도 고대신문의 성정체성이 남성이라는 생각은 지울 수 없다. 왜냐면 전체 기사 속에서 남성 필진이 대부분이며 여성 필진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드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대신문에 대한 인상은 고대신문의 독자적인 목소리가 없다는 것이다.

어떤 신문이든지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조선일보와 한겨레가 생각하는 객관성이란 참으로 다른 것처럼, 신문의 자기 정체성은 은연중에라도 드러나기 마련이다.

고대신문은 좀 더 자신의 색깔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 색깔 속에는 정치성도 물론 포함된다. 그리고 반남성적이거나 여성 배제적인 목소리는 삭제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아는지 모르는지 고대신문은 그러한 정치성을 살짝 비켜가기 위해서 ‘다양한 소재’를 잘 발굴해 내는 것 같다. 그 다양한 소재라 함은 사람들이 대중적으로 문제시 여길 수 있는 정치적 기사라기보다는 문화적인 것들에 초점이 포함되어 있다.

지난 호에선 ‘간판 문화’라던가 ‘북한 문학의 개괄적 진단’정도가 될 수 있겠다.

고대신문에게 바라는 것은 더 이상 고대 남대의 신문으로서 남성들의 목소리만 싣지 말고, 여성들을 위한 기사와 칼럼을 써 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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