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범(사범대 지교06) 씨는 3학기까지 마친 뒤 2007년 7월 카투사로 입대했다. 그는 성남 K16부대에서 행정병으로 근무했고 2009년 6월에 제대했다.

카투사는 육군 기본5주 훈련이 끝난 뒤 영어 교육이 포함된 후반기 훈련을 받는다. 카투사의 특기는 후반기 훈련 시작할 때와 끝날 때 보는 영어시험 점수로 결정된다. 이 시험은 토익 다섯 번째 파트인 괄호넣기식 문법문제와 비슷하며 듣기평가도 있다. 난이도 또한 토익과 큰 차이가 없다. 천영범 씨는 "카투사는 특기를 지원할 순 없지만 시험을 잘 보면 상대적으로 편한 보직을 받는다"고 말한다. 우수한 시험 성적을 받으면 모든 카투사가 꿈꾸는 용산 사령부로 발령받아 일명 '용투사'가 된다.

군대에서 소중한 것들

군대에선 평범했던 물건들도 매우 소중해진다. 천영범 씨는 "훈련소에선 자살할까봐 날이 들어간 모든 물건을 뺏아간다"며 "덕분에 바느질 할 때면 실 끊기용으로 손톱깎이가 완전 소중해진다"고 말했다. 평범했던 사탕과 초콜렛도 마찬가지다. 천 씨는 군대를 늦게 간 친구에겐 꼭 작은 사탕이나 초콜렛을 꼭 챙겨줬다. 작아서 챙겨가기도 쉽고 배고픈 훈련소 생활 때 이런 음식은 엄청 귀하기 때문이다.

 

 

미군과 소통하기

카투사는 미군과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의사소통부터 쉽지 않다. 처음엔 미군 상관의 말이 너무 빨라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고 모든 행정자료도 영어였다. 천영범 씨는 "영어를 못 알아들었을 땐 당황하지 말고 다시 설명해달라고 부탁한다"며 "그들도 우리가 영어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고 말했다.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카투사에선 주말마다 미군 간부가 영어강의를 진행한다. 또한 토익시험 응시료를 복무 중 한차례 전액 지원한다.

미군과의 문화·제도적 차이도 극복해야 한다. 미국인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 힘든 일이 있을 때 미군 동료에게 고민을 상담해도 잘 들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일정기간만 지나면 병장이 되는 한국군과 달리 미군은 병장 진급 시험이 있다. 이 때문에 미군 상병이 한국군 병장을 소홀히 대하기도 한다.

카투사만의 매력

카투사는 2인 1실이나 독방을 쓴다. 전달사항이 있으면 일일이 방을 돌아야한다. 원칙상 선임분대장을 제외하고는 핸드폰을 사용할 수 없지만 카투사는 암묵적으로 핸드폰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군대 바깥에 있는 친구나 가족, 연인과 연락하기 쉽다.

카투사는 원칙상 2주에 한 번씩 주말에 외박을 나오지만 대부분 매주 외박을 보내준다. 평소에도 업무가 빨리 끝나면 오후 10시 전까지 바깥 출입을 허용한다. 다른 군인은 커플의 숫자가 갈수록 줄어드는데 비해 카투사는 오히려 커플이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한다.

또한 카투사는 한국과 미국의 휴일을 함께 쉰다. 보통 한달에 휴일이 두세번 있다. 그러나 미군은 한국의 휴일엔 쉬지 못한다. 천영범 씨는 "어린이 날에 도대체 너네가 왜 쉬고 석가가 누구 생일이길래 국민이 모두 쉬냐고 비웃는다"며 "하지만 그들도 다 부러워서 장난치는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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