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질 잘해야만 밥을 먹나요. 젓가락질 잘 못해도 밥 잘 먹어요∼청바지 입고서 회사를가도 깔끔하기만 하면 괜찮을텐데∼’

DJ DOC가 불렀던 ‘DOC와 춤을’이라는 노래의 한 구절이다. 이 노래를 들어본이라면  누구라도 사회에 만연한 고정관념을 깨고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봤을 것이다.

지난 달 29일 4·24 재보선에서 당선된 유시민 의원이 정장대신 평상복을 입고 국회에 참석해 소동이 벌어졌다. 그 같은 행동에 대해 일부 의원들은 ‘지킬 것은 지켜야한다’며 국회를 빠져나가 국회 회의가 무산됐다. 다음날인 30일, 유 의원은 평상복 대신 정장을 입고 와서야 무사히 의원선서를 마칠 수 있었다. 그러면서 국회가 일터이기 때문에 일을 열심히 하기 위해서 평상복을 입고 왔다고 밝혔다.

사실 의원들이 국회에 넥타이와 정장을 입고 나타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88년 평민당 서경원 전 의원은 13대 첫 등원 때 한복을 입었고, 지난 1992년 14대 때 연세대 교수출신 김동길 전 의원은 나비 넥타이를 맨 적이 있다. 그러나 그 모습들은 다른 정장스타일이었기 때문에 국회에서의 복장 파괴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 의원이 국회에 평상복을 입고 간 일에 대해 네티즌 사이에서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국민에 대한 예의 부족이다”며 행동에 대해 질책을 하는 쪽과 “고정관념의 변화이다”며 그의 행동에 찬성을 하는 입장이 그것이다.

이런 논쟁은 아직 우리사회에는 고정관념의 변화와 문화적 다양성을 가지는 것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한 사례일 것이다. 즉, 여기서는 이렇게 행동해야하고 저기서는 저렇게 행동해야한 한다는 것을 한번 더 강조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 한 광고에서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했다. 이는 그 동안 어느 정도의 나이가 되면 이러한 행동을 해야하고 어떠한 행동은 하지 말아야한다는 생각에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즉,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는 말처럼 고정관념을 깨면 우리도 문화적 다양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유시민 의원이 국회에 평상복차림으로 나타난 것도 그러한 생각의 변화가 아닐까? 국회에 변화를 주겠다던 유 의원의 행보를 기대한다.

이상현 시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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