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ㅣ강승리 기자 noside@kunews.ac.kr

 

요즘 한국 대학의 화두는 글로벌이다. 본교 역시 세계화(Globalization)를 강조하고 있다. 2005년 백주념기념식에서 선포된 ‘Global KU’는 학교의 모토가 됐고, 최근 ‘세계고대 천년, Global Frontier Sprit’으로 이어졌다.

세계를 불러들이는 미국대학
OECD 관련자료에 따르면 OECD 30개 가입국 유학생 25.1%가 미국행 유학생이다. 2위 영국(16.1%)보다 9%포인트 높다. 미국 국제교육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2009년 미국 대학 내 해외 유학생은 총 67만 1616명이다.

미국에서 한국 유학생 비율이 상당하다. 2009년 11월 미국 대학에 있는 한국 유학생은 7만 5065명으로 미국 내 전체 유학생의 11.1%였다.

이처럼 해외 유학생이 몰리다 보니 미국엔 외국인 학생이 23%에 이르는 대학도 있다. 2009/2010년도 남가주대(USC)에 등록한 학부·대학원생 3만 5000여명 중 8000명이 해외 학생이다.

미국이 바로 세계
세계 곳곳에서 온 해외 유학생 덕분에 미국 학생은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세계화 캠퍼스’에서 생활할 수 있다. 자연스레 다양한 관점을 공유하고, 다른 문화를 체험하며 국제적인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다. USC 재학생 홀든 슬러셔(Holden Slusher) 씨는 “이번 학기 ‘대영제국의 흥망(Rise and Fall of the British Empire)’이란 수업을 듣고 있는데 영국 학생과 인도 학생이 함께 수업을 들으며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무척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다양한 문화권 학생이 모였다는 점은 대학 진학 유인으로 작용한다. 아담 파웰(Adam Clayton Powell Ⅲ) USC 국제처 부처장은 “매년 USC에 들어온 국내 학생을 대상으로 USC에 온 이유를 묻는 설문을 하는데, 외국에서 온 학생이 다른 대학에 비해 많기 때문이라는 응답비율이 늘고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 대학의 세계화는 거침없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 온 유학생은 8.9% 증가했으며 지난 20년 간 100% 이상 늘었다.

해외 학생 선발·지원 제도 우수
미국 대학엔 유학생을 받아들이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내국인 전형 못지않게 발달했다. 미국 내 입학사정관이 주(州)별로 배치돼 있고, 해외 입학사정관은 나라 별로 배치돼 있다. 내신점수 산출 방법이 조금 다르지만 뽑는 기준은 거의 같다. USC에서 한국, 일본, 대만 지역 입학사정관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파크(David Park) 씨는 “나라마다 입학 사무처가 있고, 고등학교에 정기적으로 방문해 좋은 학생을 발굴하려 한다”고 말했다.

특정 지역 학생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센터도 있다. 미주리대 아시아지원센터(Asian Affair Center)가 그 중 하나다. 아시아센터는 미주리대의 자매결연 대학에서 온 유학생을 선발해 인턴십 기회, 수업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승권 부 센터장은 “미주리대가 있는 중부 지역은 동부와 다르게 동양인이 적응하기 힘든 면이 있다”며 “센터는 학생에게 미 중서부 풍토에 적응하도록 문화 체험 프로그램, 연수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유학생 네트워크를 만드는 대학도 있다. 워싱턴대 맥도넬 국 제 장 학 생 학 회(McDonnell International Scholars Academy)는 파트너십을 맺은 해외대학 25곳에서 장학생 40여명을 받는다. 장학생은 주기적으로 모여 다른 문화권 학생과 의견을 나누며, UN 미국국회 CIA 등을 방문해 실무자들과 직접 만나 토론을 하기도 한다. 제임스 워치(James S Wertsch) 맥도넬 학회장은 “학회를 통해 인재 간, 대학 간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다”며 “앞으로 세계 각국 대학을 중심으로 이산화탄소 배출과 같은 지구적 문제에 대한 국가 간의 협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화 캠퍼스’의 딜레마
2003년 미국 교육부(American Council on Education)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대학생 90% 이상이 해외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제교육원의 연말 보고서 <Open Doors 2009>에 따르면, 2007/2008년 미국대학의 해외 유학생 수는 전체 대학생의 1%를 밑도는 26만 2416명에 불과했다.

쏠림현상도 있다. 해외 유학생 30%가 영어권으로 떠났으며, 56%가 서유럽으로 떠났다. 이들중 백인이 83%였다.

해외 유학생 장려책
미국 대학의 해외 유학 장려책은 한국과 비슷하다. 교환학생 제도를 확대하고 각종 해외 경험 프로그램을 개설한다. 해외 단과대와 제휴를 맺는 단과대도 있으며 국제 캠퍼스 설립을 추진하기도 한다.
한편 미국정부는 다른 문화권인 아시아나 북아프리카, 동유럽으로의 유학을 장려한다. 미 국가안보교육프로그램(National Security Education Program)의 보렌 스칼러십은 장학생 중 40%를 아시아로, 34%를 중동아프리카로 보냈다.

이러한 노력은 미국의 해외유학생 증가와 다변화에 기여했다. 지난해 해외 유학생은 2005년 20만 5000명보다 6만 명이 늘었고, 중국 유학생이 2005년 6389명에서 1만 3165명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질적으로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전체 숫자는 늘었지만, 1년 이상 유학을 떠나는 비율은 오히려 2005년 6%에서 2009년 4%로 줄었다. 지난해 미국 유학생 중 56%는 8주 이하의 단기 유학이었고, 40%는 1학기 정도의 중단기 유학이었다. 워싱턴대 국제처 관계자는 “해외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학생도 정작 지금 그것을 위해 무엇을 하느냐고 물어보면 대답하지 못한다”며 “해외로 나가는 학생 대부분이 한 학기 정도 다녀와 외국인 친구 몇 명을 사귀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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