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y, 버클리대)는 미국에서 진보적인 학교로 유명하다. 1960년대 반전운동을 주도했으며, 히피 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최근엔 캘리포니아 주(州)의 등록금 인상 발표에 가장 먼저 들고 일어섰다.

1965년부터 시작된 ‘학생이 가르치는 강의’, 디캘(Democratic Education at California)은 버클리대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스탠포드(Stanford University), 캘리포니아대 LA캠퍼스(University of California, LA) 등 10여개 대학이 디캘을 본떠 수업과정을 만들었다.

버클리대생은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디캘을 개설한다. ‘007 제임스 본드 연구’나 ‘종탑 연주’, ‘스타크래프트’ 같은 강좌가 개설되며 한인학생이 ‘한국 풍물패 강좌’를 가르친 적도 있다. 강의계획서와 지도교수의 허가만 있으면 학부 1학년생에서 대학원생까지 누구나 원하는 주제로 디캘을 개설할 수 있다. 한 학기마다 디캘 150여 개가 개설되며, 1년에 4000명이 넘는 학생이 수강한다.

수업은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버클리대 캠퍼스 한 가운데 있는 종탑(사진)에 들어가 연주를 하고, 말 못했던 개인사를 털어놓으며 한 강의를 채우기도 한다. 주 5시간 이상 ‘게임 실습’을 해야만 학점을 주는 강좌도 있다.

디캘을 개설한다고 학점을 인정받진 못한다. 하지만 ‘학생강사’들은 자신의 관심사를 다른 학생에게 얘기해줄 수만 있다면 학점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지난달 6일, 고대신문은 버클리대 앞 한 카페에서 이번 학기 디캘을 개설한 학생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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