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열정이 가득한 목소리로 고대생의 뜨거운 응원을 책임지는 본교 응원단장 박성원(문과대 영문05) 씨를 대강당 응원단장실에서 만났다. 단복이 아닌 평상복을 걸친 그녀였지만 단상 위에서 응원을 지휘하던 카리스마는 여전했다.

대학 정규과정은 4년이지만 박성원 씨는 응원단과 6년 째 함께하고 있다. 2005년 신입단원으로 응원단에 입단한 박 씨는 2004년 김나영 응원단장에 이어 고려대응원단 역사 상 두 번째 여자 응원단장이 됐다.

박성원 씨는 응원단에 들어오며 모든 역할을 다 해보리라 다짐했다고 했다. 실제로 그녀는 2005년 응원단에 입단한 후 2006년 조단장, 2007년 부단장을 거쳤고, 2008년과 2009년엔 기획진으로 활동했다. 그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고연전은 07년 부단장시절이라 한다. 아이스하키는 고대의 보이콧으로 열리지 않았지만 나머지 4종목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그 당시 현단원들이 모이면 농담으로 ‘나 무패부단장이야’라며 농담을 하곤 해요”

올해로 43년을 맞는 본교 응원단은 보수적인 편이라 여자 단장이 선출되는 것에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응원단 단장은 단원 출신 졸업생과 재학생 단원 회의를 거쳐 선출한다. 박성원 씨는 2008년에도 응원단장에 지원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선배들이 여자가 단장이 되는 것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죠. 하지만 올해가 마지막 기회인 것 같아 다시 지원했고 꿈을 이룰 수 있었어요”

여자 단장이다보니 남자 한복인 두루마기를 입는 것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이에 대해 박성원 씨는 “응원단뿐만 아니라 학우들 사이에서도 두루마기에 대한 논란이 많더라고요. 평소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응원단 내에선 두루마기가 남자 옷이라는 의미보다 응원단장의 상징이라고 생각해요”

응원단의 가장 큰 행사가 정기전인 만큼 연세대와의 신경전도 만만치 않다. 상반기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훈련부장을 바꿔 서로의 응원을 바꿔 배우기도 하고 양교의 친선을 위해 체육대회를 개최한다. 하지만 정기전이 다가올수록 신경전은 심해진다. “연세대는 적이자 동지이며 친구이자 맞수죠. 매년 양교 응원단장의 친분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지만 정기전이 가까워지면 예민해지는 게 사실이에요. 그래서 하반기 응원오티 전에는 최소한의 규칙을 담은 문서를 만들어 매너있게 경쟁을 하려고 약속해요. 그 조항을 어기는 순간 전쟁이 시작되는 거죠”

최근 박성원 씨는 다가오는 입실렌티 지야의 함성에서 고대 축제만의 색깔을 찾는 것이 가장 고민이다. “연세대의 아카라카는 콘서트 분위기를 표방하며 나름의 색깔을 갖고 있잖아요. 반면 입실렌티 지야의 함성은 학생참여를 중심으로 하는 축제죠. 다양한 장르를 끌어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면 좋겠어요”
대화를 마치면서 그녀는 응원단이 학우들의 생각을 들으려고 노력하고 있고, 또한 학우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대가 이번 정기고연전에서도 ‘필승! 전승! 압승!’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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