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는 로마시대의 카이사르가 BC 47년 소아시아의 젤라에서 파르나케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뒤 원로원에 보낸 보고에 적혀있던 글이다.

 카이사르의 이 보고는 전쟁에서 승리한 사람의 기쁨을 간결한 문장으로 잘 표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주를 넘기면서 대부분의 대학교 중간고사 기간은 거의 마무리 됐다. 중간고사가 끝나서 그런지 오랜만에 캠퍼스에도 여유로움과 활기참이 다시 돌아왔다. 일부에서는 카이사르가 소아시아의 전쟁에서 승리한 뒤 기쁨에 가득 차 외치던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를 외치는 목소리도 함께 들려오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 중에 카이사르와 같이 진정한 기쁨을 느끼고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다른 것을 말하는 게 아니라 컨닝과 같은 편법으로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사람이 카이사르와 같은 진정한 승리의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대학에서의 학점이 취업, 대학원 진학의 중요 자료로 더욱더 중시되면서 덩달아 시험기간의 긴장감과 중요도도 같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시험기간에 학생들이 보여주는 학습열도 높아짐과 동시에 화려한 기술에 의지하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최상위권은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 차지하기 마련이지만 그 다음은 능숙한 컨닝 실력에 의해 학점이 주어지는 게 현실이다. 이런 현실은 시험기간이 학습한 것을 테스트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컨닝 실력을 테스트하는 장이 된 것처럼 보인다. 

 이제 대학시험에서의 컨닝은 양심의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순간의 컨닝이 학점을 좌우하고 있기 때문에 일종의 편법에서 생존전략으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그와 함께 학력저하와 성취감의 상실은 심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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