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AIE] 글로벌 경쟁시대 헤쳐나갈 키워드는 ‘협력’

이두희 APAIE·APL 회장 인터뷰 강승리 기자l승인2010.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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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희 APAIE 회장                                                                                         (사진=이수지 기자)

APAIE 초대회장으로 부임해 재선, 삼선에 성공하고 다시 APL 초대회장에 임명된 이두희 교수를 4월 26일 경영대 연구실에서 만났다. 아태지역 대학 국제화를 이끈 산파답게 그는 활기가 넘쳤다.

2003년 당시 국내용에 머물던 민족고대에 국제화 비전을 제시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나
그때 대외협력처장으로 국제화, 모금, 홍보를 맡고 있었다. 한 번은 하버드대를 방문했다. 어디서 왔냐고 묻길래 ‘Korea University’라고 답했더니 전혀 모르더라.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더구나 이화여대는 알고 있었다. 이때 고대의 국제화가 당면과제로 다가왔다.

APAIE를 구상한 계기는
국제교육자협회(NAFSA)와 유럽교육협회(EAIE) 같은 대학 교류에 열심히 참여했다. 그러다보니 아시아대학 관계자를 미국, 유럽에서 만나게 되더라. 당시 아시아대학은 서로를 알려고 하지 않았다. 또한 만나려면 직접 하나하나 찾아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미국과 유럽 중심에서 벗어나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학 교류가 필요하단 생각을 했고, 이를 촉진시키는 기구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뜻이 맞는 12개 대학과 2004년 APAIE를 출범시켰다.

국제기구를 만들긴 쉬워도 유지하긴 힘들다. APAIE가 단기간 급성장한 비결은
우선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학이 APAIE 취지에 공감했기 때문에 호응이 좋았다. 또한 아태지역과 교류하고 싶은 외부에서도 APAIE를 찾는다. 아시아와 교류하려는 미국, 유럽 대학이 하나씩 대학을 방문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만만찮기 때문에 자연히 에이파이를 찾더라.

아시아 태평양 국제교육협회 범위가 어디까지인가
APAIE는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다른 대륙의 교류를 위해 존재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아태지역으로 범위를 한정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케나다와 중남미에서도 관심을 보인다. 캐나다 서부지역 대학은 APAIE를 유치하기 위해 신청서를 두 번이나 냈다.
굳이 따지자면 미국 쪽 하와이까지, 남쪽으로는 뉴질랜드, 서쪽으로는 중동과 인도까지다.
한국이 APAIE를 주도하기 때문에 일본과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고 들었다
초창기 우리가 APAIE를 주도하자 APAIE가 고려대 홍보용이란 오해를 샀다. 일본과 중국 대학이 APAIE에 안 온다는 지적도 오해다. APAIE 이사단은 일본 와세다대·게이오대·릿츠메이칸대, 중국 인민대·길림대, 한국 연세대·한양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중국 북경대나 칭화대, 일본 동경대, 한국 서울대는 행사장에 안 보이더라
북경대는 이번 정기총회에 참여해 강연도 했다. 동경대나 서울대는 최고라는 자부심 때문에 보수적인 편이다. 또한 국립대라 사립대와 입장이나 국제화 전략이 다를 수 있다.
대만국립대나 싱가폴국립대처럼 세계 상위권 대학은 APAIE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세계 어디를 가도 미국, 영국 명문대 출신 인재가 모든 분야를 휩쓸고 있다. 우리 학교 교수진만 봐도 미국 출신이 대다수다. 학생에게 아시아태평양 지역 교류를 권해도 되나
맞는 말이다. 여전히 미국, 영국 대학이 학문을 선도하고 있고 장학금도 많이 준다. 하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우리가 리더로 활동할 기회가 더 많다. 남들이 다 가는 지역에 어중간하게 다녀오지말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마음껏 역량을 발휘하라.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연구·교육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지역이나 대학을 꼽자면
싱가폴국립대(National Univ of Singapole)는 우리나라에서 잘 모르지만 연구, 교육 분야 모두 뛰어나다. 아시아 대학이면서 세계 대학 면모를 갖추고 있고 위치도 좋다. 모든 강의가 영어로 진행되며, 외국인 학생·교수 비율도 높다. 20~30년 전만해도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는데 지금은 세계랭킹 30위 정도다. 홍콩대도 알려지지 않은 명문대다.

이번에 APAIE 정기총회를 주최한 호주가 국제화 분야에서 굉장히 발전했다고 들었다
호주에서 교육수출액 전체 중 4위로 관광수출액보다 높다. 호주는 영어 사용 국가이고 교육비가 저렴하다. 더구나 유학생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친다. 대학이 공동 마케팅 조직을 만들 정도다. 한국은 호주 대학의 전략을 배워야 한다.

고려대학교의 경쟁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면
교육 목표나, 제도, 시설, 학생·교수 수준 모두 월등하다. 고대 입학생 정도면 하버드대 가고도 남는다. 교수도 어디에 내놔도 밀리지 않는다.
다만 그간 국제 활동이 적어 세계에서 모른다. 또한 그 훌륭한 학생들이 외국어를 못해 진가를 발휘하지 못한다.
학교가 국제적으로 문호를 넓혀주고 학생이 외국어 능력과 국제 경험을 쌓으면 단기간에 급성장하리라 확신한다.

그런데 더타임즈 대학 순위 100위 안에도 못 드는 이유는 뭔가
평가하는 주체가 서양이라 동양이 불리하다. 국내 대학은 스승으로서 제자를 교육하는데 집중했다. 반면 서양은 교육보다 연구를 중시했다. 교육자보다 새로운 지식을 생산하는 역할을 더 요구 받았다. 이를 감안치 않고 서구 기준으로 단순 비교하면 당연히 동양이 밀린다. 더타임즈랭킹을 보면 우리가 가장 낮은 점수중 하나가 연구점수이다.
이제 우리 대학도 지식 생산자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하루아침에 될 일은 아니다. 긴 호흡으로 연구역량을 늘려 나가면 된다.

APL 목표가 게이오대에서 1학년, 인민대에서 2학년, 고려대에서 3학년을 다니게 하는 걸로 안다. 쉽지 않을 텐데
그렇게 말한 적이 없는데 언론에 잘못 나갔다. 아직은 대학 교류 수준을 생각하고 있다. 1년을 다녔다고 고려대 학사학위를 줄 순 없다고 본다. 우선 대학끼리 교류 장벽을 낮추는 게 목표다.

글로벌에 온 세계와 대학이 집중하고 있다. 다음 비전을 준비할 때 아닌가. 글로벌 이후의 비전을 제시한다면
협력이다. 글로벌 뒤에는 늘 경쟁이란 수식어가 따라온다. 대학이 무분별하게 경쟁하기보다 협력할 때 얻을 수 있는 게 많다. 그런 취지에서 APL(아시아태평양리더)이 탄생했다. APL과 APAIE를 통한 아시아태평양 대학의 상생을 기대한다.

강승리 기자  noside@kunew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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