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화점’, ‘커피프린스 1호점’, ‘미인도’, ‘오감도’… 모두 동성애를 소재로 화제가 된 영화와 드라마다. 이처럼 요즘은 브라운관과 스크린 속에서 동성애를 코드로 하는 수많은 작품들을 만나게 된다. 최근 인기 드라마 ‘개인의 취향’과 ‘인생은 아름다워’도 극중 동성애적 소재가 가미돼 있다. ‘개인의 취향’에서 남자주인공은 동성애자로 가장해 여주인공과 함께 동거를 한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재혼가정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극중에 동성애적 소재를 가미했다.

재미있는 점은 두 드라마가 동성애를 다루는 방식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개인의 취향’은 단순히 드라마의 코믹과 극적 긴장감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다. 반면에 ‘인생은 아름다워’는 남자들끼리 어깨에 기대거나 포옹을 하는 등 스킨십까지 보여주며 좀 더 노골적이다.

이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 또한 재미있다. 전자는 동성애 코드 덕에 좀 더 재미있고 아찔하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후자의 경우는 ‘거북하고 보기 불편하다’라는 의견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심지어 TV를 보는 자녀들이 보고 배울까 걱정된다는 부모들의 의견도 있었다.

어쩌면 이 두 드라마는 지금 우리 사회가 동성애를 받아들이는 정도를 가늠할 척도가 될 수 있다. 가벼운 동성애적 요소는 단순히 드라마 속의 상황으로 받아들이겠지만, 좀 더 노골적인 동성애 코드는 아직 받아들이기 어렵다는게 대중의 인식이다. ‘자녀들이 보고 배울까 걱정인 부모’는 이미 동성애를 거북하게 생각하는 셈이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는 거북함을 느끼는 정도가 우리가 동성애를 대하는 태도로 요약된다. 지금처럼 가슴속의 거북함을 따를지, 앞으로는 머릿속의 판단으로 동성애자를 진심으로 이해하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앞으로 드라마 속 ‘은밀한 우정’으로 포장한 동성애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어떻게 변해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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