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생은 성(性)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성년의 날을 맞아 12일부터 3일 동안 고대생이 생각하는 ‘성의식과 남녀 관계’란 주제로 본교생 482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평균은 소수점 아래 첫 번째 자리에서 반올림했다.

본교생은 대학생 성관계에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대학생이 성관계를 맺는 것은 부도덕적인가’란 문항에 전체 평균 3.6점으로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1점)고 대답한 학생이 26%로 가장 높았다. 1~3점까지 낮은 점수를 매긴 학생도 전체의 58%였다. 박경엽(정경대 통계07) 씨는 “올바른 성의식을 갖고 사랑하는 사람과 합의 하에 맺은 관계는 부도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본교생은 우리 사회가 성에 대해 폐쇄적이며, 더 개방되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우리 사회는 성에 있어 더 개방적이어야 하는가’란 문항에 평균 6.8점으로 높은 점수를 매겼으며, 전체 응답자의 26%가 8~10점 사이에 분포했다.

신상철(공과대 신소재07) 씨는 “우리나라에선 성을 부끄럽게 여겨 성교육이 부족했다”며 “성에 폐쇄적인 사회는 성 의식 확립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사회적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경험, 남자가 여자 2배 

설문 결과 성의식에 대한 남녀의 인식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성관계 경험 유무를 묻는 질문에 남 31%가, 여 17%가 ‘경험이 있다’고 대답해 남학생이 여학생의 약 2배였다.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본교생은 전체의 24%다. 본교 양성평등센터 노정민 전문상담원은 “사회 구조적으로 여성과 남성의 성관계에 대한 접근성이 다르다”며 “남성이 여성보다 접근 기회가 많고, 성관계가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성관계를 자신이 주도하는 편인가’란 문항에 남학생은 평균 4.9점으로 여학생 평균 3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보였다. 김 모(여·경영대 경영06)씨는 “주변을 보면 스킨십은 대부분 남자가 주도하는 편”이라며 “아직은 성에 있어 순종적이고 소극적인 여성상이 선호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정민 상담원은 “옛날부터 이어져온 남녀 성역할의 선입견”이라며 “남성은 자유로운 반면 여성은 폐쇄적인 모습을 보여 현재까지 남아있는 성역할의 잣대를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성관계와 연애 사이

본교생은 연애에 성관계가 필수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했다. ‘성관계 없는 연애가 가능한가’란 질문에 응답자의 75%가 ‘가능하다’고 답한 반면 연인과의 성관계가 정서적 유대감 형성과 상관관계가 있는지 묻는 질문엔 응답자의 42%가 ‘어느 정도 영향을 준다’고 답했으며, ‘큰 영향을 준다’고 응답한 학생도 전체의 35%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송창석(사범대 역교08) 씨는 “성관계가 유대감을 형성하는데  필수는 아니지만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유대감은 정서적인 면과 신체적인 면이 함께 적용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랑과 성관계의 관련성을 묻는 문항에서 남녀 차이가 뚜렷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성관계가 가능한가’란 문항에 남학생의 46%가 ‘가능하다’고 응답한 반면, 여학생은 35%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노정민 상담원은 “남성의 경우 사랑하지 않아도 성관계를 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며 “또한 여성은 성관계에 있어 남성보다 사랑하는 감정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TV와 인터넷 영향이 커

본교생의 성의식에 제일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영상매체와 인터넷(전체 응답자의 36%)이었다. 지인과의 대화,(17%)책, 만화책, 잡지 등의 활자매체(10%), 가정교육(5%)이 뒤를 이었다.

영향을 받는 매체 순위에서도 남녀 순위가 다르게 나타났다. 남학생은 ‘영상매체’(36%), ‘인터넷 사이트’(27%), ‘지인과의 대화’(16%)의 순으로 나타난반면, 여학생은 ‘영상매체’(39%), ‘지인과의 대화’(18%), ‘인터넷 사이트’(17%) 순으로 나타나 인터넷 사이트보다 지인과의 대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박천서경상대 경영06) 씨는 “많은 학생들이 성교육을 받기도 전에 영상매체나 야한 인터넷 사이트를 접한다”며 “매체보다 부모님이나 선생님 같은 어른과의 대화를 통해 성의식을 확립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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