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우(사범대 교육학과) 교수가 2007년 1학기부터 2009년 1학기까지 강의평가 결과를 분석한 보고서는 교수의 직급이 높을수록 강의 평가 성적이 저조하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2면 참조). 점점 경력이 쌓이고 원숙해지면 학생을 더 잘 가르쳐야 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물론 이번 평가 분석에서는 ‘나이’ 변인을 통제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그렇더라도 성과급 등 다양한 제도를 통해 교수의 강의 능력 경쟁을 유도하는 다른 대학과 비교해 본교가 개선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볼 때이다.

본교는 교육보다 연구에 치중해 교수업적을 평가한다. 교수의 강의나 교육 역량보단 논문 게재 수나 국내외 학술회 발표 건수 등 연구 능력 위주로 교수의 업적을 평가하고 있다. 국제 저명 학술지에 논문을 실을 때 받는 가산점은 80점인데, 석탑강의상을 수상할 때 받는 점수는 5점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연구실적을 내는 데 치중하느라 상대적으로 학생들 교육과 강의에 소홀해질 수 있다. 물론 연구와 교육을 서로 떼어놓고 볼 수 없다는 입장도 있다.

최근 몇 년간 대학의 연구력과 함께 교육력을 평가하려는 움직임이 국내외에 나타나고 있다. OECD에선 ‘고등교육 학습성과 평가의 실행가능성 평가사업’이 출범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대학들이 연구실적에 매달리느라 학생 교육에 쏟을 여유를 갖지 못하는 폐혜를 없애기 위해 ‘잘 가르치는 대학’을 선발해 지원을 4배 늘리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본교는 이와 같이 대학의 연구 능력 못지않게 교육 능력을 강조하는 오늘날 대학관을 수용해야 한다. 교수업적평가 기준을 바꿔 교육 분야 평가점수를 늘려야 한다. 이를 통해 교수들이 연구자로서뿐만 아니라 교육자로서 강의능력을 평가받고 경쟁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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