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월)부터 20일(목)까지 민주광장과 국제관, 신법관 앞 잔디밭에서 모자이크 축제가 열렸다. 화요일에 비가 내려 축제 분위기가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이튿날 화창한 날씨 아래 많은 학생이 모여 축제를 즐겼다. 봄날의 축제 모습을 스케치했다. 지난 축제를 놓쳤거나 축제를 더 즐기고 싶응ㄴ 사람은 석탑 대동제에서 함께 만나길 바란다. 

음식을 찾아온 위대한 호랑이들

고대에서 가장 위대(胃大)한 사람이 뽑혔다. 19일 점심시간에 열린 '영철버거 많이먹기 대회'에서 김선겸(이과대 이학부10) 씨가 40분 동안 영철버거 14개 반을 먹어 1등을 차지했다. 대회에 총 36명이 참가해 1,2,3등을 가렸다. 김선겸 씨는 “영철버거 무료 쿠폰을 졸업할 때까지 잘 사용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민주광장(이하 민광)에 마련된 각 부스에선 이색적인 먹을거리가 펼쳐졌다. 터키 음식, 솜사탕, 타코야키, 슬러시, 빙수, 달고나도 판매했다. 그 중 아카펠라 동아리 'LOGOS'의 마시멜로와 영화제작동아리 '돌빛'의 수제 베이컨 떡말이에 학생들이 몰렸다. 삼겹살과 김치 구이를 준비한 행정5반도 인기였다. 표한빛(정경대 정외09) 씨는 “다들 삼겹살을 신기해하며 사갔다”며 “삼겹살을 굽지 않고 삶아서 다른 음식보다 손이 많이 가지만 파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남녀노소 모두 스트레스 날려버려

민주광장엔 각 자치단체가 마련한 다양한 게임이 눈길을 끌었다. 한문반에선 젠가, 원숭이게임, 할리갈리 같은 보드게임을, 정외일반에선 술 한잔과 카지노, 서양사반에선 물풍선 던지기를 준비했다. 불문반에선 콜라를 빨대로 빨리 마시기 대회를 열었다. 15초 안에 마시기에 성공한 신인규(문과대 국문04) 씨는 “돈을 따서 기분은 좋다”며 “하지만 다른 내용을 상품으로 내걸었으면 축제에 더 어울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부스는 줄이 길게 늘어서며 성황을 이뤘다. 초상화를 무료로 그려주는 조형학부 부스는 쉴 틈이 없었다. 호롱이 영어학교에 왔다가 민주광장에 들린 아이도 축제분위기에 흠뻑 빠졌다. 김규민(종암초 2학년) 씨는 “예쁜 누나가 내 얼굴을 그려줘 좋았다”고 말했다.

▲ FREE 행가레로 스트레스를 날려보자
학생 개인이 준비한 행사도 눈에 띄었다. 남학생 5명이 매트리스와 이불로 무료 행가레를 쳐준다. 윤재훈(경영대 경영04) 씨가 손수 친구 자취집에서 매트리스와 이불을 빌려 준비한 행사다. 그는 “명동에서 프리(Free) 헹가래를 하는 것을 보고 학교 축제에서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공부와 취업으로 스트레스 받는 학생이 프리 헹가래를 타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길 바랐다”고 말했다.

 

▲ 신법관 앞에 트렘블린에서 학생들이 신나게 뛰놀고 있다

 

 

같은 시간 신법관에서도 자유전공학부와 법과대가 준비한 '어울림제'가 한창이다. 지난 월요일엔 맥주파티와 물총싸움이 열렸다. 신법 잔디밭 한편의 트렘블린은 축제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트렘블린 위의 학생들은 아이처럼 방방 뛰놀며 봄 날씨를 즐겼다.

 

“위여차~ 위여차~”

19일 저녁 6시 3일부터 2주 동안 꼬아온 줄로 영산줄다리기가 시작됐다. 그동안 꼬아온 줄이 모여 20미터 정도의 줄 2개가 생겼다. 영산줄다리기 무형문화재 제26호 김종곤 씨는 “19년 만에 다시 고대생과 영산줄다리기를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 영산 줄다리기 후 나눠먹을 음식을 준비 중이다
두 줄을 비녀목으로 고정시킨 후 징소리와 함께 본격적인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첫 판과 두 번째 판을 정경대와 문과대가 사이좋게 나눠 이긴 후, 마지막 판에 문과대가 이겼다. 줄다리기가 끝난 후 자리에 있던 학생들은 풍물패의 풍악 소리 속에서를 즐기며 준비한 음식을 나눠먹었다. 경제포효반 학생회장 문석중(정경대 정외08) 씨는 “줄을 들쳐 메고 민주광장을 돌 때 자치공간과 ‘우리’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봄 저녁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사랑해 콘서트>를

늦은 7시 반 <사랑해 콘서트 그 두 번째 이야기>가 열렸다. 'KUDT'의 무대를 시작으로 총 11개 팀이 참가했다. '그루터기'와 'TERRA'가 공연하는 동안 200명이 넘는 사람이 민주광장 특설무대 앞으로 모였다.

외국 학생도 콘서트를 함께 즐겼다. 스탠리 하위(정통대 컴공09) 씨는 “작년엔 주점만 있었던 것 같은데 올해는 대학생의 젊음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며 “나는 TERRA에 가입했는데 올해 공연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 재즈 동아리 JASS가 공연을 하고 있다

MC인 장현철(문과대 영문05) 씨와 정유경(문과대 국문08) 씨의 매끄러운 진행도 돋보였다. 중간 중간에 ‘자이브의 유래’나 ‘첫사랑과 결혼에 성공하는 비율’과 같은 퀴즈를 내고 학관 메뉴를 상품으로 내걸어 청중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과반 소모임도 무대에서 멋진 실력을 뽐냈다. 서사반 아마추어 밴드 '낭만'과 악칠반 음악 동아리 '미칵'은 다른 중앙동아리에 뒤지지 않는 실력으로 관중을 만족시켰다. 마지막 피날레는 락밴드 '크림슨'이 장식했다. 김선아(한양대 건축10) 씨는 “공연장에 의자가 있어 긴 시간 공연을 즐기는데도 피곤하지 않았다”며 “남자친구가 크림슨 멤버인데 마지막 공연이 제일 멋있었다”고 말했다

하나로 뭉친 ‘어울림제’

다음날 1시 20분이 지나 신법관에선 ‘50인분 비빔밥 비벼먹기’가 열렸다. 신법관 5층 카페테리아에서 준비한 비빔밥 50인분을 신법관 잔디밭에서 학생들이 모여 함께 비볐다. 박민선(자유전공학부 10) 씨는 “동기들과 다 같이 모일 기회가 적었다”며 “함께 모여 비빔밥을 먹으니 더 맛있다”고 말했다. 김민지 자유전공학부 부학생회장은 “김밥이나 다른 종류의 음식도 후보에 올랐지만 한데 섞이고 단결하는 의미로 비빔밥을 선정했다”며 “점심시간에 짬을 내서 함께 모여 만나서 밥 먹자는 의도로 기획했다”고 밝혔다. 저녁엔 바비큐파티를 열어 '어울림제'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문과대 족구 최강자를 가리다

민주광장에선 낮부터 문과대 명랑운동회가 한창이다. 16개 과반 중 14개 과반이 남자 족구 예선전에  참가해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불문반, 한사반, 노문반, 중문반이 4강에 오르고 중문반과 노문반이 결승전에서 만났다.

▲ 문과대 명랑운동회 남자부문 족구경기에서 노문반이 중문반을 꺽고 우승했다
중문반과 노문반의 실력은 막상막하로 매 경기마다 듀스가 왔지만 간발의 차이로 노문반이 우승했다. 노문반은 1등 상품으로 선풍기를 받았다. 노문반 안양근(문과대 독문09) 주장은 “다른 반과 친목을 다질 수 있는 기회”라며 “앞으로 이런 대회가 또 열린다면 당구나 축구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명랑운동회를 기획한 김태희 문과대 부학생회장은 “모두가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족구를 선택했다”며 “내년에 운동회를 이어간다면 진행요원이 더 필요하니 문대생의 활발한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민광에서 쌈났다!

6교시가 끝나고 민주광장에 다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택견한울 교류전'이 펼쳐졌다. 이번 교류전에선 본교의 ‘한울’과 연세대 ‘하나사이’, 한양대 ‘품’과 성균관대 ‘강산’이 한 팀을 이뤄 경기를 펼쳤다.

▲ 한경덕(왼쪽, 생명대 생명공학07) 씨가 김주호(한양대 수학06) 씨에게 발차기 공격을 선보였다.
한 치의 양보 없는 접전이 펼쳐져 지켜보는 사람과 선수 모두 하나가 됐다. 택견 경기를 지켜보던 김우진(문과대 사회10) 씨는 “경기장이 좁아서 생각보다  공격적이고 재밌다”고 말했다. 마지막에 권현우(법과대 법학05) 씨가 본교와 연세대의 승리로 판막음(‘판을 끝낸다’는 의미)을 했다. 고려대․연세대 연합팀의 권 씨는 “학교에서 시합을 처음 해본다”며 “관중이 더 많았으면 훨씬 재밌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암골의 명가수를 소개합니다

'안암 가요제'가 20일 6시 반 학생복지위원회가 주최하고 SBS 인기 개그맨 박규선 씨의 사회로 진행됐다. 86팀이 예선전을 거쳐 11팀만이 고대생 앞에서 끼를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사회자의 재치 있는 멘트와 순발력은 가요제에 재미를 더했다. 개그맨 박규선 씨는 “고대에서 처음 행사를 진행하는데 고대생은 ‘범생이’란 편견이 있었다”며 “직접 고대생을 만나보니 그들의 끼와 재치, 뜨거운 열정에 놀랐다”고 말했다.

▲ '안암 가요제'에 참가한 여학생이 열창하고 있다

300여명이 넘는 관객이 모였다. 이진주 씨와 하유진 씨는 고학번의 애환이 묻어나는 자작곡 '개처럼 공부해서 성공하자'를 불러 관객의 호응을 얻었다. 인근 주민인 이지수(여․35세) 씨는 “산책하다가 아이들과 들렀다”며 “학생들의 끼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4명의 심사위원이 △대상 △최우우상 △우수상 △특별상 △인기상을 선정해 수상했다. 학생복지위원회의 박상혁(정경대 행정05) 씨는 “80여 팀의 예선을 뚫고 나온 본선팀은 고려대 모자이크 축제에 걸맞은 실력을 자랑했다”고 평했다. 포맨의 '못해'를 불러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승현(사범대 교육01) 씨는 “젊은 학생 축제에 복학생 오빠들도 참여한 즐거운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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