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가 끝났다. 금년의 축제는 기간이 여느 때의 두 배였을 뿐만 아니라, 둘러싸인 논의의 양도 두 배였다.

논의는 모자이크축제 며칠 전까지 뜨겁게 달아올랐다. 주제는 모자이크축제의 정당성에서 대학 축제의 현실까지 다양했다. 학생세력 간의 갈등과 두 축제를 결부시키려는 가당찮은 의견도 있었으나, 대개는 축제가 좀 더 합리적으로 열렸으면 하는 바람을 담고 있었다.

이는 분명 큰 변화였다. 그동안 대학축제는 학생들의 관심 밖이었다. 축제에 대한 논의라 해봤자 어느 대학 축제의 연예인 라인업이 더 ‘쩌는가’에 대한 소모적인 말싸움뿐이었다.

축제기간에도 모자이크축제 기획단에 답변을 요구하는 글이 고파스에 올라오고 대자보가 붙었다. 축제의 목적과 예산 관련 의문점을 해명해달라는 요지였다. 그러나 답변이 없었기 때문에 후속 논의는 일어나지 않았다. 모자이크 기획단 측은 대동제가 끝난 뒤 공개 토론회를 열어 해명하겠다고 했다. 축제기간에 축제를 놓고 논쟁을 벌이는 것은 축제를 진행하는 입장에서나 즐기는 입장에서나 득이 될 게 없다는 이유였다.

이제 다시 논의를 시작할 차례다. 모자이크 축제의 허와 실, 늘어난 축제 기간의 영향, 축제를 준비하는 특별기구의 필요성 등 주제는 널려있다. 말만 무성하던 축제를 실제로 겪은 뒤라 얘기할 거리도 늘었다.

대학축제는 지금 기로에 서있다. 학생들은 연예인 얼굴 보고, 술 먹은 기억밖에 안 난다는 데에 질리고 있다. 몇몇 대학에선 새로운 축제를 향한 몸부림이 일어나고 있다. 기존의 틀을 유지하며 새로운 기획행사를 시도하는 축제도 있고, 술과 연예인을 거부하고 새 판을 짜는 축제도 있다. 모자이크 축제도 그 중 하나였다.

내년의 축제를 위해서 모자이크축제에 대한 엄정한 평가는 필수다. 취할 건 취하고, 버릴 건 버려야 한다. 그러나 올바른 평가는 활발한 논의가 없는 한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찾아볼 수 없었던 축제 분야의 ‘논의열’로 본교 축제가 한 단계 발전하길 바란다. 과거 ‘대동제’를 대학 최초로 열었던 그 정신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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