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림(간호학과 81학번) 씨는 UCLA응급병동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다. 일주일에 두 번 근처 간호전문대학에서 강의도 맡고 있다.

이 씨는 졸업 후 담배제조회사 필립모리스에서 비서로 일하다가 미국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다. 직접 마주한 미국은 상상 이상이었다. 모든 게 넓었고, 사람들은 개방적이었다. 그녀는 미국의 진취성과 개방성에 반하게 됐다.

그녀는 배낭여행 도중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병원에 긴급 후송돼 반년동안 치료를 받았고, 한 동안 다리를 움직일 수 없었다. 엄청난 액수의 치료비가 나오리라 걱정했지만, 미국 법률은 그녀의 재산 상태와 여행자 신분을 감안해 치료비 대부분을 삭감해주었다. “미국 의료보험제도에 대해 안 좋은 얘기가 많아요. 하지만 정말 국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겐 설사 그 사람이 외국인이라도 합리적인 지원을 해요”

그녀는 병원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당시로서는 흔치 않은 국제연애였지만 이 씨의 부모는 반대하지 않았다. “어머니께서 남편을 처음 만나보시고는 재미있는 사람이라며 참 좋아하셨어요. 외국인이라고 해서 껄끄러워 하신 적도 없었죠. 결혼할 때에도 전혀 반대하지 않으셨어요”

결혼한지 20여년이 자나가며 여전히 행복하게 가정생활을 하고 있다.  모델이 되고 싶다는 15살짜리 딸(위 사진 오른쪽)이 가끔 투정을 부리지만, 모녀는 싸우다가도 이내 화해한다. “딸이 한국어를 잘 못해서 주로 영어로 대화해요. 존대가 없는 영어의 특징 때문인지 미국의 분위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딸이라기 보단 단짝 친구라는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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