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선 일제고사 못 보면 방학 내내 보충수업 하라고 해요’(일제고사 응시 중학생)...‘우리 학교만 뒤쳐질 순 없습니다. 학부모가 순위에 더욱 민감해요’(학교 관계자)...인터넷에 일제고사 전후로 게시된 학생과 일선학교 측의 하소연이다.

지난 13일부터 이틀 간 전국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가 실시됐다.

일제고사는 경쟁을 부추기고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1998년 폐지됐다. 하지만 폐지 이후 10년 만에 학교와 학생의 학업수준을 평가하고 그에 따른 대응책 마련을 위해 2008년 부활했다.

일제고사에 대한 뒷얘기는 삼년째 반복되지만, 특히 올해 시험이 끝나고선 많은 말이 오가고 있다. 대체학습 프로그램의 허용 과정에서 일선학교의 혼돈, 진보단체의 일제고사 폐지요구, 게다가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와 교육감 간의 마찰도 덧붙여졌다.

일제고사에 대한 학생의 반응은 분분하다. 자신의 성적을 평가할 기회라며 일제고사를 반기는 의견과 경쟁 과열로 인한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호소하는 의견도 있다.

교과부는 일제고사 결과로 학생을 우수, 보통, 기초, 기초학력미달의 4등급으로 나누고 학교별 성적을 오는 9월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학교마다 자체 시험이 생겨나고 상당한 시간을 일제고사 준비에 사용하고 있다. 야간자율학습을 부활시키며 늦은 시간까지 학생을 학교에 두고 휴일에도 등교를 요구하는 학교까지 생겨났다. 심지어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정규교과 진도를 일찌감치 끝내고 몇 주 전부터 일제고사를 준비한 곳도 있었다고 한다.

학교의 강요에 피해를 보는 학생이 있고 이렇게 까지 해야할까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학교 역시 학생과 마찬가지로 어려움이 있을 거라 짐작한다. 교육행정기관에서 등수를 메겨가며 실시하는 평가에 무관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김남룡 취재2부장 n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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