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전 9시, 신민경(경영대 경영08) 씨는 ‘주 유엔 대한민국 대표부(대표부)’로 출근해 담당 참사관과 공사, 서기관에게 업무를 받아온다. 주 업무는 간단한 리서치부터 유엔본부 투어, 사무총장실에 문서 전달, 특별 행사 준비, 회의 참석 등이다. “처음 ‘유엔패스’를 받고 회의에 들어갔을 땐 엄청 낯설었어요. 쉽게 접할 수 없는 기회잖아요” 7월부터 5주 간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녀는 유엔의 한국 대표로 활동했다.

신 씨는 예전부터 유엔본부 사무국과 유엔개발계획(UNDP), 국제노동기구(ILO) 같은 국제기구에 관심이 많았다. 그중 대표부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그녀는 일단 인턴지원동기서와 인턴업무계획서, 교수 추천서를 준비했다. 유엔의 모든 직원과 인턴 선발이 이메일로 이뤄지다보니 시간이 꽤 걸렸고 최종 선발 소식을 들은 건 올해 4월 말이었다.

최종선발이 있기 전, 신 씨는 바쁘게 움직였다. 그녀는 뉴욕으로 떠나기 한 달 전인 지난 6월엔 본교 정보전산처에서 개설하는 강의를 듣고 모스(MOS) 자격증도 취득했다. 언어문제는 4살 때 2년 남짓 미국에서 생활한 덕에 별 문제 없었다. “너무 어렸을 때라 딱히 기억나는 건 없는데 영어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덕분에 한국에 와서도 지속적으로 영어공부를 했고요. 특별한 영어 공부법 없이 미국 ABC방송이나 CNN뉴스를 들으면서 딕테이션을 했던 게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유엔에는 안보리, 군축, 인권 등의 위원회가 있다. 신 씨는 군축위원회에 배치됐다. 군축은 핵과 같은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막고 전 세계 무기와 군비를 점차적으로 축소시키는 업무를 주로 하는 곳이다. 북한 핵문제가 얽혀있는 우리나라에겐 특히 중요한 위원회다. 신 씨는 인턴생활을 하는 동안 재래식 무기를 이슈로 하는 무기거래조약 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녀가 처음 맡았던 일은 미국과 러시아가 군축과 관련해서 맺은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리서치였다. “비록 인턴이지만 대표부에서 진행되는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보면 됩니다. 그런 과정에서 기밀문서를 접하는 경우도 있는데 차후에 사용될 문서가 아니라면 무조건 파기하고 입조심을 해야 할 때도 있어요”

유엔에서 근무한 동료들과의 기억은 그녀에게 큰 힘이 됐다. 다른 인턴들과 자주 밥도 먹고 주말에는 함께 놀러 다니며 우정을 쌓았다. 경제개발 유엔기구에서 일하는 한국인 컬럼비아대 대학원생과의 만남은 더욱 기억에 남는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그 대학원생은 신 씨에게 여러 조언을 해준 ‘고마운 언니’다. “인턴 경험도 중요하지만 인맥이 참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저 출세와 성공을 위한 인맥형성이 아니라 같은 경험과 추억을 지닌 사람들끼리의 소통은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인턴을 마친 그녀의 꿈은 변함없이 글로벌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국제기구에서 일하려면 대학원 진학을 해야 해서 졸업 후엔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이에요” 그녀는 지난 달 ‘세계 인도주의의 날’ 행사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함께 사진을 찍고 나서 세계를 위해 일하고자 하는 자신의 꿈이 더욱 확고해 졌단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모색하고 주저 없이 도전하는 그녀의 좌우명은 ‘비전은 거룩한 분노에서 시작된다’이다. 비전을 찾기 위해 스스로를 자극해야 한다는 그녀의 의지가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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