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연전 특집호를 준비하며 특별한 사연이 있는 선수를 선정해 부모님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부상에서 재기해 올해 좋은 활약을 보이는 야구부 강석훈 선수, 아이스하키 선수였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선수생활을 시작한 아이스하키부 윤상혁 선수, 에이스지만 경미한 부상을 당해 현재 회복중인 럭비부 추호영 선수가 그 대상입니다. 강석훈, 윤상혁, 추호영을 비롯한 전체 선수단이 부모님의 응원을 받아 고연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문미련(야구부 강석훈 선수 어머니)

사랑하는 아들 석훈아! 초등학교 3학년, 한참 개구쟁이었던 네가 아버지와 야구장에서 프로야구 경기를 보고 와서는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었지. 그 말을 계기로 네가 야구를 시작하게 돼 기억에 남는다. 고된 훈련 속에서도 힘들다는 투정 한 번 부리지 않던 착한 네가 언제나 대견 했단다. 한창 친구들과 어울릴 나이에도 묵묵히 연습 하던 네 모습에 항상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끼곤 했어. 고3때 어깨 부상으로 프로 지명에서 제외된 후, 큰 아픔을 겪기도 했었지. 하지만 네가 고려대학교에 진학하면서 그 아픔은 기쁨이 됐단다. 소문으로만 듣던 고연전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했지. 고연전이 있던 날, 설레는 마음을 안고 잠실야구장에 들어서니 고려대 응원단과 학생들의 활기 넘치는 응원 함성에 짜릿한 전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단다.
태어나서 한 번도 부모 품을 떠난 적이 없던 너를 고려대 야구장에 데려다 주고 내려오던 날, “조심히 내려가세요”하며 뒤돌아서서 눈물을 훔치던 너의 모습을 보고 아빠와 엄마는 돌아오는 차 안에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한참을 울었단다. 같은 고교 출신 선배도 없는 네가 서울에서 수술과 재활로 인한 마음고생을 혼자 감당하고 이겨내야 했던 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독한 싸움이었을지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날 것 같다. 돌이켜 보면 우리 아들 덕분에 많이 웃고 많이 울었구나.
프로구단 신인 지명 발표가 있던 지난 달 16일, ‘고려대학교 투수 강석훈’이라는 자막을 보고 엄마는 눈시울이 붉어지고 두 손을 모으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되뇌었단다. 그 눈물은 우리의 마음 속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던 서러움과 아픔을 말끔히 씻어 주는 단비와도 같은 감사의 눈물이었단다. 긴 재활기간 동안 네가 포기하지 않고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감독님 및 코칭스태프의 배려 덕분에 이렇게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던 것 같구나.
석훈아! 부족했던 너를 이만큼 이끌어 주신 여러 사람들의 은혜를 잊지 말고 더욱 열심히 하도록 해라. 그 마음을 언제나 어디서나 꺼내어 볼 수 있도록 가슴속에 새겨 두었으면 한다. 너의 등 뒤에는 언제나 너를 응원해주시는 분들과 사랑하는 가족이 있음을 잊지 말거라. 항상 남을 먼저 생각하고 주위에 감사 할 줄 아는 아들이 되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내 아들 강석훈, 언제나처럼 파이팅!

윤수철(아이스하키부 윤상혁 선수 아버지)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의 아들 상혁아! 뜨거운 날씨 때문에 운동하기 힘들지? 올해는 유난히 덥구나. 올 여름의 무더위도 고연전과 함께 가을이 시작을 알리고는 사그라들겠지. 더운 날씨에 지치지 말고 잘 견뎌내길 바란다.
지난 2008년, 고대인으로서 처음 참여한 정기전 기억하니? 처음 느낀 고연전의 벅찬 순간을 말이야. 많은 사람들이 열정 가득한 몸짓으로 아이스링크에서 너와 다른 선수들을 응원했지. 종료 후에도 경기의 승패를 떠나 응원석에서 너희를 응원하던 학생들의 모습을, 너희 선수들과 학생들의 열정이 하나가 되는 순간을, 그 안에 서있던 우리 아들 모습을 보며 아빠도 똑같이 행복했고 짜릿한 희열을 느꼈단다.
어느덧 네가 1년 동안 열심히 준비하며 기다려왔던 고연전이 다가왔구나. 너와 나에게 이번 고연전은 마지막 고연전이 되겠구나. 자랑스러운 고려대학교 아이스하키부 선수로서 작은 후회도 남지 않게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지난 훈련 과정을 즐기면서 정기전을 준비하던  표정에는 부담감과 책임감을 넘어선 당당함이 가득 차 보여 아빠는 마음이 든든하단다.
4년간의 대학생활 중에는 해야만 했기에 마음에 없는 운동을 했던 적도 있었을 거야. 그때는 조금만 힘들어도 지치고 포기하고 싶었겠지? 하지만 지금은 뜨거운 햇볕 아래서 훈련하고 운동을 즐겁게 하고 있는 아들의 모습이 자랑스러워. 그런 아들의 모습은 개인적으로 한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좋은 원동력이자 팀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오리라 생각한다.
기적이란, 간절히 원하고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다가가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인생의 선물이라고 아빠는 믿어. 금요일에 열릴 마지막 고연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1년이라는 시간을 열심히 달려온 아들과 고려대학교 아이스하키부에 올해만큼은 기적이 일어날 거라고 아빠는 기대한단다. 자랑스런 아들아, 지금까지 후배들과 함께 하나의 목표를 위해 지치지 않고 열심히 달려온 만큼 남은 시간동안도 힘내자꾸나. 부담 갖지 않고 즐긴다는 생각으로 경기장에 들어서면 좋은 결과 있을 거야. 사랑하는 고려대학교 운동부 선수들과 나의 아들 상혁아, 모두 파이팅이다!!!!

추인환(럭비부 추호영 선수 아버지)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우리 아들 호영이는 소중한 가족이 됐지. 어려서부터 늘 친구들에게 인기가 좋아 골목대장을 도맡았으며 초등학교에 가서는 육상을 잘해 친구들과 선생님들에게 많은 칭찬을 받았고 무럭무럭 자랐지.
중학교에 들어갈 즈음 학교 선생님은 운동부가 있는 인천 동중학교를 추천했지. 하지만 아빠는 선생님께서 추천을 마다하고 너를 부평중학교에 입학시켰어. 당시 아빠는 공부에도 소질이 있던 네가 운동보다는 공부를 통해 어엿한 직장인으로 성공하길 바랐단다.
중학교 3학년 때 있던 일. 너도 아직 기억하니? 네가 아빠 몰래 3년 동안 운동한 걸 들켰던 일 말이야. 그 때 아빠가 네 유니폼을 찢어놓았잖니. 당시엔 내가 너무 화가 나서 그랬단다. 혹시 아직도 그 일을 기억한다면 아빠를 이해해줬으면 좋겠어. 미안해 아들.
지난 6월 대통령배 경기 때, 고군분투하며 열심히 싸웠는데 2번이나 퇴장 당하는 너를 보며 아빠는 안타깝고 안쓰러웠단다. 그래도 내 아들이 결국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모습을 보고 아빠는 호영이가 내 아들이라는 사실에 가슴 벅찼고 자랑스러웠단다. 무엇이든 한 번 마음을 먹으면 끈기 있게 밀어붙이는 너의 성격이 아마 운동에도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해.
사랑하는 아들 호영이! 아들은 아빠한테 많은 감동을 주는데 아빠는 다른 아버지처럼 너를 챙겨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구나. 그 동안 몸보신도 한 번 제대로 해주지 못해 마음 한구석이 시리단다. 그래도 너를 향한 아빠의 마음은 어느 아버지들 못지않다는 사실은 알아줬으면 해. 뚝심 있게 묵묵히 지내주는 아들 덕분에 아빠는 큰 걱정 없이 경기를 지켜볼 수 있었단다. 정말 고맙다, 내 아들.
아빠는 네가 일본 팀에 가든 국내 팀에 가든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는 저절로 따라오라고 믿는다. 앞으로 남은 학교생활도 열심히 잘하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면서 20대 청춘을 즐기도록 해!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강 잘 챙겨서 부상당하지 말고 이번 고연전 승리를 이끄는 주역이 되길 바란다. 아빠는 아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참, 이번시합 끝나고 아빠와 삼겹살에 소주 한 잔 어때? 우리 아들 사랑한다. 자랑스러운 아들 이름 한 번 외쳐 볼께!
추!   호!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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