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한국어 동문서답에도 웃음바다
어설픈 한국어 동문서답에도 웃음바다
  • 임지혜 기자
  • 승인 2010.09.13 00: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대신문은 시카고 대학을 취재하던 도중 여름 계절학기로 개설된 한국어강좌 수업을 청강해 보기로 했다. 취재차 방문한 이 날은 학생들이 퀴즈를 보는 날이었다. 학생들은 회화 퀴즈와 지필 퀴즈에 몰두해 있었따. 서툴지만 외운 내용을 토대로 대화를 이어가고 신중히 퀴즈에 임하는 모습에서 열의가 느껴졌다. 간혹 질문과 상관없는 동문서답으로 인해 교실은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앞으로 뭐가 되고 싶어요?”
“저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한국어 공부할까요?”
“내일은 바쁜데요” 

 

학생들이 선생님의 설명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임지혜 기자 gee@)

 

계절학기 수업은 단기간에 한 학기 분량을 소화해야 해 정규학기보다 수업강도가 3배 정도 높은 편이다. 7명의 학생이 수강하고 있는 ‘Intro to Korean Language'(한국어의 기초) 강좌는 기초적인 한국어를 가르치는 수업이다.

시카고대학교의 한국어 강좌는 학부 전공과 대학원 박사 과정이 있다. 학부 전공 수업의 경우 초급 한국어 수업은 회화 위주지만 고학년으로 갈수록 발표와 토론, 작문을 해서 언어를 배우는 것에서 벗어나 심도있는 한국학을 배우게 된다. 시카고 대학교의 한국학은 언어에 대한 연구보단 사회·문화적 접근을 통한 연구가 발달했다. 2009년에는 한국 문학 연구자이자 비평가인 황종연 교수가 정교수로 부임해 문학 과정이 더욱 탄탄해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특히 대학원생들은 한국 문학과 한국의 사회현상에 대해 주로 다룬다. 이들이 연구하는 주제는 ‘한국 내 동남아 여성의 국제 결혼 문제’처럼 구체적이고 학술적이다. 영화 ‘쉬리’에 반영된 남북 관계처럼 영화와 다큐, 문학 작품을 통해 비춰지는 한국의 모습을 읽는 것도 놓치지 않는다.

이 수업을 담당하는 김희선 교수는 6살에 한국을 떠나 미국에서 생활한 교포다. 김 교수 역시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편하기 때문에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미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울 때 어떤 점을 어려워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김 교수는 미묘한 한국어 조사 사용법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회화 수업을 어려워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과거와 달리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음을 몸으로 느낀다. 그녀는 한국어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이 증가한 이유로 한류를 꼽았다. 새로운 개념을 소개할 때에는 한국 문화와 연관 지어 강의하면 학생들의 이해력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한국 가요와 드라마를 비롯한 한국의 대중문화가 미국으로 유입되면서 한국과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했다.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한국어를 수강하는 학생의 구성도 조금씩 변했다. 과거엔 조기 유학온 학생들이나 교포 학생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외국인이 늘고있다. 실제로 수업을 수강하는 7명의 학생은 모두 한국을 직접 경험한 적이 없는 외국인이었다. 수업을 듣는 질리안 맥커난(Gillian Mckiernan) 씨는 내년에 연세대 한국어학당에 다닐 예정이라 미리 한국어를 공부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녀는 한국어를 공부한 뒤 1년 정도 일본과 한국을 다니며 동아시아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강생 김 박 심슨(Kim Park Simpson) 씨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렸을 때 미국으로 입양됐다. 검은색 머리카락과 동양인으로 보이는 친근한 외모에서 한국을 찾을 수 있었지만 그녀는 한국어를 전혀 구사하지 못하는 미국인이다. 그녀는 “한국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지만 낳아주신 부모님을 찾으러 꼭 가고 싶다”며 “그 때를 대비해 한국어를 배우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그들의 꿈은 언어와 문화를 배우는 것으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