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토) 세종 재학생 인터넷 커뮤니티 ‘쿠플존’에 ‘과기대 2층 국민은행 현금인출기(ATM) 천장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된 것을 발견했다’는 내용의 글과 사진이 게시됐다. 한 학생이 현금인출기 정면에 위치한 보통의 카메라와 달리 천장에 부착된 작은 카메라를 발견하고 비밀번호가 노출돼 개인정보가 침해될 수 있지 않냐며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이에 학교 당국은 신속하게 사건의 진상을 파악했다. 학교 측은 6일(월) 해당 은행과 보안 담당 업체 ‘SECOM’과 기계 관리 업체 ‘NICE’를 불러 카메라 설치 여부와 이를 통해 개인 신상정보 유출이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조사 결과 현금인출기에 설치된 카메라는 NICE에서 설치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개인정보 유출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NICE 측은 “기계 위에 카메라를 설치한 것은 현금 인출 후 현금을 깜빡 잊고 찾아가지 않는 학생들에게 현금을 찾아주기 위한 대책” 이라며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밝혔다.

또한 이날 조사에선 이 카메라를 통해 비밀번호 노출 등의 개인정보 유출이 이뤄지는지에 대해 실제로 검증하기도 했다. 돈을 인출하는 과정을 카메라로 찍어 봤지만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모니터 부분은 비춰지지 않아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재무팀 이종균 팀장은 “검증 결과 카메라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으니 학생들은 걱정없이 현금인출기를 사용해도 된다”고 말했다. 현재 학교 측은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한 현금인출기 옆에 안내문을 붙여놓은 상태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학교와 업체 측의 태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과기대 2층 국민은행 현금인출기 앞에 붙어있는 공지사항을 확인하던 구영훈(과기대 컴정10) 씨는 “학생들은 처리 결과에 대한 일방적인 통보보다는 카메라 설치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원할 것”이라며 “정보유출 문제는 없다고 하지만 민감한 사항인 만큼 카메라 설치 전에 아무런 공지를 하지 않고 처리한 것은 불만족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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