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이지원(문과대 국제어문10) 씨가 경기지방경찰청 수사과장 박상융(법학과 83학번) 선배와 동대문경찰서 수사과장 탁기주(경영학과 87학번) 선배를 만났습니다. 인터뷰는 따로 진행됐으며, 고대신문이 좌담형식으로 정리했습니다.

▲ 선배어디서일해요?! ⑫경찰 왼쪽부터 이지원(문과대 국제어문10), 박상융(법학과 83학번), 탁기주(경영학과 87학번) 조상윤 기자 chu@kunews.ac.kr

경찰이 되는 데에 여러 방법이 있는데 선배님께선 어떻게 들어오셨나요
박상융∣저는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일하다가 1993년 사시 특채로 경찰이 됐습니다. 보통 해마다 경찰간부 5명 정도를 사시특채로 뽑는데 인원과 모집시기는 불규칙해요. 경쟁률도 상당하고요.
간부후보생을 뽑는 시험도 있어요. 일반, 외사, 통신, 회계 파트가 있습니다. 제가 처음 경찰이 됐을 때 간부후보생들과 함께 경찰 교육을 받았는데 50명 중에 고대 출신이 두 명 있더라고요. 기타 사이버나 심리분야 특채나 일반 순경 시험도 있어요.
탁기주∣저도 사시 특채를 통해 2007년에 입사했는데 그때도 5명을 뽑았어요. 변호사 56명이 지원했었죠. 작년엔 특채를 하지 않았고 올해는 3명을 뽑는데 120여명이 지원했다고 하더라고요.

여자로서 경찰을 하려니 좀 망설여지기도 합니다
탁기주∣현재 여경 비율은 전체의 5% 내외이지만 점차 늘고 있습니다. 경찰간부생과 경찰대 신입생을 뽑을 땐 여성을 의무적으로 10%이상 뽑아야 해 여성의 비율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여경이 많아지면서 경찰 내 분위기도 많이 부드러워졌고, 경찰이 친절해졌다는 얘기도 많이 듣습니다. 꼼꼼함과 법에 대한 지식을 요구하는 수사과에서 여경들의 활약이 특히 돋보입니다.

사회에서 경찰이 검찰보다 못하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경찰과 검찰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상융∣미국드라마 ‘Law and Order’를 보면 ‘경찰은 수사, 검찰은 기소’라는 말이 나와요. 경찰과 검찰이 서로 협력하는 바람직한 수사의 메커니즘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검찰청법에는 ‘검사가 수사를 지휘, 감독하고 경찰은 복종하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는 서로를 잘 믿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 법이라고 생각해요. 양 기관이 서로 믿고 함께 일하는 것이 진정한 형사 사법의 모습입니다.
탁기주∣세계적으로 점차 경찰에게 수사권을 주는 추세입니다. 우리나라도 과거에 비해 경찰의 능력이 향상됐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법에는 경찰의 수사권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어요. 검찰이 계속해서 경찰의 수사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오랜 수사기간이나 인력낭비 등 행정 비효율이 생기게 됩니다. 또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고요.

영화나 드라마에서 비리경찰이 묘사되곤 합니다. 실제로는 그런 일이 있나요
박상융∣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경찰은 가해자와 피해자, 고소인과 피고소인 사이의 판단자이자 중재자예요. 그러다보면 어느 한쪽으로부터 유혹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경찰은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죠. 자기관리, 절제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탁기주∣아무래도 드라마나 영화에선 과장된 부분이 있어요.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금품을 받은 경우에 자진신고를 하는 ‘포돌이 양심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텔레비전 드라마나 문화콘텐츠를 통해 경찰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 종영한 ‘수상한 삼형제’의 경우가 대표적인데 경찰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경찰이 드라마 제작지원을 했습니다.

경찰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박상융∣사건을 해결하고, 억울한 사람들의 누명을 풀어주는 일을 하기 때문에 정말 보람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봉급이 오르고 수상체계도 달라지는 등 경찰관 처우도 개선되고 있어요. 예전에는 법이나 행정을 전공한 학생들이 많이 들어왔는데 요새는 사이버 수사나 과학수사(법의학)가 중요해져, 다양한 전공을 가지 경찰을 필요로 합니다. 또한 해외에서 근무하는 외사경찰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탁기주∣다양한 생각을 계급사회에 접목시키면 경찰 사회에 활력과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전공의 제약없이 많은 학생들이 지원하면 좋겠어요.

학생소감 : 평소 접근하기 힘든 이미지의 경찰이었는데 선배님들이 친절하게 답해 주셔서 가깝게 느껴졌다. 진로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고, 아직은 경험하지 못한 사회를 엿볼 수 있었다. 경찰대를 나온 사람만 있진 않다는 걸 알게 돼, 경찰 사회가 경직된 사회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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