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연휴가 휘엉찬 보름달 대신 잦은 비로 마무리 되는 가운데 국민들은 황당한 소식을 들어야 했다. 그 중 하나는 서울 광화문지역의 침수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한일 한중 간 해저터널 공사에 대한 국토해양부의 언급이었다.
14개월여의 공사 끝에 차량 중심에서 인간 중심의 공간으로 전환해 역사·문화 체험장으로 거듭나겠다던 광화문광장은 2시간여의 기습폭우로 호수로 변했다. 100여년만의 최대 강우라지만, 광화문에만 비가 온 것이 아니다. 결국 그렇게 물이 차오른 것은 최근의 변화가 낳은 결과이고, 그래서 화려한 외관 뒤에 배수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부실이 지적되고 있다.
그러한 부실이 노출되는 찰나에 나온 해저터널은 참으로 뜬금맞다 하겠다. 국토해양부가 검토예정이라는 해저터널 사업은 역대 정부에서 간혹 거론되었지만, 경제성과 필요성을 두고 용도 폐기된 아이디어나 마찬가지이다. 
이미 국토해양부가 검토중인 목포와 제주도간의 해저터널에 두고도 1차원적인 질문에 답은 없다. 넘쳐나는 제주도행 비행기를 두고 제주도까지 운전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라는 당연한 의문말이다. 다만 운전해서 갈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추청치에 의존하는 것인지, 아니면 공사를 전제로 해서 경제성을 산출하는 것인지 의아스럽다. 이런 식의 검토를 통해 건설된 수 많은 민자도로와 민자시설물이 지금도 국민의 세금을 축내고 있다.  
만들 수 있다고 해서 꼭 만들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보기 좋다고 해서 그렇게 필요한 것도 아니다. 가히 속도전의 형태로 진행되는 4대강 사업에 대한 국민적 동의도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한일 한중 해저터널까지 나오는 것은 무엇일까? 확실한 것은 4대강 사업도 해저터널 사업에 비한다면 작은 토목공사로 비쳐진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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