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며칠 앞두고 본교 수시 탈락자 학부모의 일부 승소판결 소식이 들려왔다. 대입 수학능력시험날이면 수험장 근처의 차량 출입이 전면 통제되고 관공서와 기업체의 출근시간이 1시간씩 미뤄질만큼 우리나라에서 대학입시는 가히 국가적인 행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학의 학생 선발 기준을 대학이 홀로 좌우해서는 안된다는 사람들의 주장에도 공감한다.

하지만 대학이 공정한 입학전형을 유지하는 것만큼 대학의 철학에 맞는 학생들을 선발하고 키워내는 것도 중요하다. 대학은 힘든선발전형을 통과한 학생들을 교육해 자신의 꿈을 찾도록하고, 이들이 우리 사회에 기여하도록 도와줄 책무가 있다. 지금 우리 주변에는 대학을 졸업해도 자신의 꿈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이들이 넘쳐난다. 그것이 이른바 명문대학이라고 불리는 본교라고 별반 다를 바없다. 학문 자체를 탐구하고 즐기려는 학생보단 대기업 합격이나 고시합격이 인생의 최대목표인 양 여기는 학생들로 도서관 열람실이
채워지고 있다.

고려대학교가 발전하기 위해선 좋은 학생을 선발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에 앞서 학교는 선발한 학생을 어떻게 교육할 지, 그들의 역량을 어떻게 키울 지, 그들이 대학과정을 거치며 어떠한 비전을 갖도록 할 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렇기에 매년 국내 유수 언론사들이 다양한 기준으로 대학을 평가하고, 대학을 자극하는 것이다.

올해에도 본교 수시모집에 역대 최대 학생들이 지원했다. 이들 중 에서 일부만이 준비된 시험과정을 통해 본교에 입학할 자격을 얻게 될 것이다. 고대생은 들어올 때가 아니라 학교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학교당국이, 그리고 지금의 학생들이 증명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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