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엔 ‘가을장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때아닌 폭우가 기승을 부렸다. 시민들은 쏟아지는 물폭탄에 몸살을 앓았지만 굵은 빗줄기만큼 쏟아지는 눈물을 삼켜야 했던 이들이 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정기전을 치러낸 운동부 선수들이다.

10일과 11일에 열렸던 2010정기고연전 결과는 1승 1무 3패. 패배의 쓴 맛을 봐야 했던 선수들은 눈물을 보였다. 선수들은 단상에 올라 뱃노래를 하는 동안 고개를 떨군 채 눈물 흘렸고 이 모습에 경기 내내 응원했던 응원단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아이스하키는 1대 8로 완패했다. 냉혹한 결과 이전에 선수들의 마음을 얼어붙게 만든 것은 빈약한 응원석이었다. 눈에 띄는 빈자리는 선수들을 허무하게 했다. 같은 날 잠실에서 열리는 야구와 농구 탓이라 하기엔 적진에 비해 너무 비었다. 이날 고양 어울림누리는 경기 시작 전부터 푸른 물결이 우세했다. 경기가 끝으로 갈수록 푸른색은 붉은색을 삼켰고 응원을 북돋으려는 응원단의 노력이 무색할만큼 관객석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경기 후 선수들은 단상에 오르는 대신 속속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승리의 기쁨으로 연세대 진영이 들썩일 때 경기장 한 쪽은 맥없이 인파가 사라졌다.

고연전특집호 준비로 ‘안티고연전’을 찾아봤다. 십년 전 고연전의 폐단에 대해 고발하던 세력이 지금은 흔적조차 없어 취재가 어려웠다. ‘안티고연전’이 명맥을 잇지 못한 요인 중 하나는 무관심이었다. 최근 10년간 아이스하키는 정기전에서 승전고를 울리지 못했지만 역대 전적은 14승 6무 18패로 6~70년대만 해도 승승장구했다. 선수들이 가져온 결과에만 관심을 쏟기 전에 그들을 평가할 자격이 있는 관중인지 스스로 되물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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