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광주에서 5·18민주화운동이 일어난지 23주년이 지났다. 광주민주화운동은 과거 1980년대 대학가의 가장 큰 화두였고, 민주화를 향한 슬픈 원동력이었다. 당시 학생들은 ‘광주’를 되씹으며 불법으로 정권을 찬탈한 5공화국과 투쟁했고, 1987년 6월항쟁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당시 신군부 치하에서는 5·18 위령제조차 제대로 치를 수 없었고,  망월동묘지의 참배를 가는 것에도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지난 1988년 광주청문회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이 드러나고, 1995년 ‘5·18민주화운동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돼 신군부 세력에게 법의 심판이 내려졌다. 이어 1997년 5월 18일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돼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제도적 복권이 이뤄졌다. 이처럼 광주민주와 운동은 한국의 민주화와 궤를 같이하고, 사회변혁을 지향하던 지식인들의 출발점이 되었다.

 참여정부를 표방하는 노무현정부가 들어선지 이미 여러 달이 되었고, 민주화의 과제는 이미 달성돼 잊혀진 퇴물(退物)처럼 되었다. 그러나, 당시 대학가를 뜨겁게 달구었던 민주화를 향한 열정과 소망의 목소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금의 대학생과 지성인들에게 광주민주화운동은 단지 과거의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민주주의 발전과 압제에 저항하면서 가꿨던 정신을 되살리는 사건이어야 한다.

5월 18일을 자신에게 주어진 사회적·역사적 소명은 무엇인지 되묻어야 하는 날로 삼아야 할 것이다. 원칙없는 개인주의와 삭막한 이기주의가 점차 고착하는 대학에서 이웃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공동체 정신을 가꾸고 나아가 사회발전의 진정한 의미를 고민하는 5·18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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