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과 파란이 그치지 않았던 지난 3년. 고대신문이 본교를 중심으로 일어
난 수많은 사건 중 되새겨 볼만한 10개를 선정했다.

김예슬 대자보

2010년 3월10일, 정대후문에 ‘나는 오늘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고 적힌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의 주인공은 김예슬(경영대 경영04) 씨. 세 장에 걸친 대자보에는 그간 대학을 다니며 느꼈던 대학생들의 모습에 대한 얘기가 담겨있었다. 김 씨는 ‘이름만 남은 자격증 장사 브로커가 된 대학에서 단순한 인간제품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거부하고, 끝이 안보이는 트랙을 벗어나 인간다운 길을 살겠노라’고 말했다.

이러한 대자보 게재에 대해 기성 언론도 관심을 보였다. 한 일간지는 1면에 이 사건을 보도하고, 자퇴 선언이 현 대학사회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예슬 씨는 대자보 게재 후 <김예슬 선언문>이라는 책을 출간했고, 현재 김예슬 씨는 시민사회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입시의혹 소송

본교가 2009학년도 수시 2-2 일반전형 모집 과정을 두고 입시의혹에 휘말렸다. 이는 당시 전형과정 1차 선발에서 내신 등급이 낮은 특목고 학생이 일반고 내신 등급이 높은 학생을 제치고 합격한데서 비롯됐다. 일각에서는 본교의 고교등급제 적용여부를 두고 의문을 제기했다. 학교는 고교등급제를 적용하지 않았으며, 특목고를 우대한 적도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본교는 지원자의 출신학교가 특목고인지 일반고인지를 따진 게 아니라 평균, 표준편차, 동점자수를 고려한 조정등급을 사용한 결과라고 해명했지만, 법원에서는 이를 특목고 학생을 우대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결국 본교는 수시전형에서 떨어진 수험생 학부모들이 학교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학생당 700만원씩 지불하라는 일부패소 판결을 받았다. 현재 학교는 항소를 제기한 상태이다.

이 소송의 결과가 낳은 파장은 적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검찰 수사와 교육과학기술부 특별 감사 등을 요구했고, 국정감사에서도 관심을 모은 주제였다. 국정감사에서 이기수 총장은 “사과할 일이 없다”며 “항소심에서 반드시 이겨 우리가 깨끗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사회봉사단 창단

2008년 12월, 고려대학교 사회봉사단이 발족됐다. 사회봉사단은 학생들이 직접 봉사활동 계획을 수립하고 자발적인 활동을 진행한다. 단장을 맡은 이기수 총장은 “섬김의 정신을 깨닫고 글로벌리더의 자질을 심는 것이 사회봉사단의 설립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사회봉사단은 발족 당일부터 양로원과 보육원을 방문해 급식보조, 연탄배달 등의 활동을 했다. 이후 낙산사 나무가꾸기, 사랑의 집 지어주기, 농촌 작은 도서관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였다. 또한, 러시아, 피지 등지를 방문해 세계로 봉사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기숙사 신축

학생기숙사 신축 공사가 1년여의 중단 끝에 작년 9월 재개돼 내년 2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2008년 9월, 900여명 수용 규모의 학생기숙사 신축 공사가 시작됐으나 개운사 측의 반대로 난항을 겪었다.

양측의 갈등으로 공사가 일시 중단되고, 개운사 승려들이 본교에서 반대시위를 하는 등 갈등이 심화됐다. 하지만 본교와 개운사 간에 대화가 재개되면서 양측의 갈등은 원만하게 해소되었다. 개운사 측은 기숙사의 당초 설계안 유지에 동의했고, 본교는 기숙사 디자인을 일부 변경하기로 했다.

 

 

세간의 넘치는 관심

이명박 정부 출범과 맞물리면서 본교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더욱 쏠렸다. 현 정부의 행적과 본교를 연결짓는 일이 잦아졌고, ‘김연아 광고사건’ 같은 해프닝에도 비난이 쏟아졌다. 본교를 이끄는 이기수 총장의 일거수일투족에 언론이 주목하면서, 말이 말을 만드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는 고대인의 사회적 역할을 더욱 각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명박 정부 출범

2008년 2월 이명박 정부가 출범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초의 본교 출신 대통령으로 수많은 고대인들의 기대를 받았다. 당선 당시 고파스(koreapas.net)에는 당선 축하글과 “후배로서 좋은 나라를 만들어주시길 부탁드린다”와 같은 새로운 대통령께 바라는 글이 가득 찼다.

당시 최다 득표차로 당선한 이명박 대통령이었지만, 국정에 임하며 여러 사건으로 평가대에 올랐다. 그의 국정 지지도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파동, 용산참사, 4대강 사업, 금강산 관광 피격사건, 천안함 침몰,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건, 미국발 금융위기, 경기 양극화 등 수많은 국내외 사건과 변수 속에서 부침을 거듭하고 있다.

각종 전문대학원 신설

지난 2009년 법학전문대학원과 의학전문대학원이 신설됐다. 현재 2011학년도 신입생을 모집 중인 법학전문대학원은 본교 법학대학의 전통을 잇고 있다. 법학전문대학원은 인가 당시 120명 정원 할당에 반발해 교육당국과 갈등도 있었지만, 이를 딛고 본교 로스쿨은 ‘2010 국가브랜드대상’에서 법학전문대학 브랜드부분 1위를 차지했다.

의학전문대학원 역시 2009년에 처음 신입생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의전원 도입 이후 장점보다 의학교육을 왜곡하고, 이공계 학생들이 의전원 입시만을 준비하는 부작용을 낳아 본교는 지난 8월 의과대 단독체제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본교 의학전문대학원은 2015년에 완전 폐지될 예정이다.

출교생 복학 및 연속된 소송

출교처분을 받았던 본교생 7명이 2008년 3월 복학했다. 이들은 지난 2006년 보건대 통폐합과정에서 기존 보건대 재학생들의 총학생회장 투표권 인정을 요구하며 시위하다 ‘교수감금’ 사건으로 출교징계를 받았다. 학교당국은 출교 무효처분을 받은 학생들에게, 퇴학징계와 무기정학 징계를 잇달아 내렸지만, 모두 법원을 통해 무효 처분을 받았다.

이후 출교사건은 마무리되는 듯 했지만, 지난달 1일 출교생 5명이 서울지법에 학교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내며 다시 세간에 부각됐다. 이들은 학교에 그동안의 시간적, 정신적 피해에 대해 보상하라고 요구했다.

세종 명칭 변경과 비전 선포

2008년 2월 본교 ‘서창캠퍼스’의 명칭이 ‘세종캠퍼스’로 변경됐다. 당시 세종대학교 학교법인이 ‘세종’이라는 명칭 사용을 이유로 ‘유사표장 사용금지 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원고 패소 판결이 났다. 명칭 변경 1년 후인 2009년에는 ‘세종캠퍼스-안암캠퍼스 간 소속변경제도’가 발표됐다. 제도 실행발표 당시 형평성 문제와 세종캠퍼스의 정체성 혼란 문제로 진통을 겪었지만,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소속변경제도의 첫 지원자를 모집한다.

한편, 올해로 설립 30주년을 맞은 세종캠퍼스는 5월 ‘대한민국의 중심 글로벌 리딩 캠퍼스(Center of Korea, Global Leading Campus)’라는 새 비전을 발표하며 도약을 꿈꾸고 있다.

등록금 동결

지난 2008년 이기수 총장이 선임된 이후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 등록금이 동결됐다. 2010학년도엔 연세대를 비롯한 상당수 대학들이 등록금을 인상했지만 본교는 2년 째 등록금 동결을 감행했다. 당시 본교는 등록금 동결은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부담을 덜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후 필요한 자금은 세출 예산 절감과 기금모금 등을 통해 충당했다. 이와 함께 같은 기간 동안 교직원의 월급도 동결했다.

이에 반해 지난 3년간 장학금을 대폭 늘렸다. 2009년에는 경제위기특별장학금 50억원을 마련해, 안암캠퍼스에 43억원 세종캠퍼스에 7억원을 할당해 학생들에게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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