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있었던 전학대회에서 총학생회 회칙과 정면으로 위배되는 간부인준안이 통과되었습니다. 총학생회는 졸업생인 진영하(국문과 99, 전총학생회장) 교우를 정책국장에 임명하였고, 그에 대한 간부인준안을 전학대회에 상정하여 통과시켰습니다.  본회의 구성원을 재학생으로 한다는 회칙의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졸업생인 자를 간부로 임명하고, 전학대회에 간부인준안을 상정한 것은 명백한 불법입니다. 이러한 불법에도 불구하고 총학생회에서는 전학대회의 의결을 통해 결정된 사항이므로 간부인준의 철회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전학대회의 의결을 통해 간부인준안이 통과되었다고는 하나, 회칙개정없이 전학대회가 회칙과 정면으로 위배되는 사항을 의결할 권한은 없으므로, 이번 간부인준안의 효력은 상실되고, 그에 따른 간부인준안은 철회되어야 할 것입니다.

굳이 진영하 교우의 간부인준을 강행하고자 한다면 회칙 4조의 개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회칙개정없이 회칙과 위배되는 사항을 의결을 통해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2001년도의 일을 기억합니다. 낙선한 자의 경상대 학생회장 권한대행직 유지를 반대하며, 민주주의와 원칙을 내세우던 진영하 교우를 기억합니다. 또한 총학생회장의 학생회비 횡령을 규탄하며, 총학생회칙을 운운하던 그들을 기억합니다. 이런 그들이 2003년도에는 자신의 논리적 근거로 내세웠던 그 회칙을 헌신짝 내버리듯 차버리는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회칙을 적용함에 있어서 甘呑苦吐(감탄고토)하는 총학생회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며, 통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총학생회에서는 진영하 학우가 학교를 사랑하고 열의가 있기에 졸업생임에도 불구하고 정책국장직을 수행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가 회칙을 위반하면서 불법적인 간부인준을 강행한 이유라면 여러분들은 납득할 수 있겠습니까? 2001년도 경상대권한대행을 맡고자 하는 학우는 학교에 대한 열의가 진영하 교우보다 덜 하기 때문에 반대하였는지 진영하 교우에게 묻고 싶습니다.

 회칙에 대한 자의적 해석을 통해 불법적인 간부인준을 강행하고 그에 대한 학우들의 정당한 철회요구를 거부하는 총학생회가 민주주의를 논하고 기성정치인들의 행태를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강한 의구심이 듭니다.

 회칙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간부인준을 철회할 것을 총학생회에게 강력히 요구합니다. 학우들을 기만하고 우리의 선배들이 만들어낸 학원자치의 원칙인 회칙을 무너뜨리는 일을 당장 중단하고 학우들 앞에 사죄하십시오. 학우들을 ‘눈뜬장님’쯤으로 생각했다면 큰 오산일 것입니다. 아울러 이번 불법적 간부인준이 철회되지 않는다면 총학생회장에 대한 탄핵소추를 진행할 것임을 밝혀두는 바입니다. 회칙위반은 탄핵소추의 사유입니다. 총학생회라는 거대 조직과 맞서 싸우는 것이 계란으로 바위치기일 수도 있으나, 계란이 바위는 못 깨뜨릴 망정 바위에 얼룩을 남겨 바위의 추함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제2의 진영하, 제 3의 진영하가 출현하는 것을 경계하며,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도록 이번 일을 끝까지 진행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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