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도서관내 도서가 훼손에 시달리고 있다. 가장 훼손이 심한 도서는 대출이 잦은 도서와 수업교재로 쓰이는 도서들이다.
고대신문이 지난해 도서대여 순위에서 20안에 들었던 도서의 훼손도를 조사했다. 대여횟수가 많은 만큼 눈에 뛸 만큼 도서가 훼손된 상태였다. 1위를 차지했던 ‘김동영’의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거야>는 책 옆면이 울퉁불퉁해질 정도로 훼손되었고 테이프로 수선을 해놓았지만 다시 뜯어질 정도로 상태가 열악했다. 인기 무협소설인 <비뢰도>는 표지가 금방이라도 떨어질듯 아슬아슬하게 붙어있는 상태였다. 김진세의 <심리학 초콜릿>은 형광펜과 연필로 낙서와 밑줄이 많았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는 분류번호를 찾지 않으면 표지를 보고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닳아있었다.
수업교재로 사용되는 <식품미생물학>, <일반화학>, <현대사회학>, <기초금융통계학>, <경영학원론> 등의 도서는 필기와 밑줄로 훼손돼 있었으며 도표나 사진이 찢어져 있기도 했다.
어학교재, 수험교재, 취미관련서적의 훼손도 역시 심각했다. 어학교재와 수험교재로 사용되는 도서에는 개인공부를 위해 공부한 흔적이 많아 문제를 풀고 채점까지 돼 있는 토익·토플 도서도 있었다. 취미관련 서적은 유용한 표, 그래프 등의 정보가 포함된 페이지의 훼손이 심각했다. <주식투자의 이론과 실제>와 <기술적 주식투자 비법> 의 경우엔 형광펜으로 밑줄이 그어져 있고 페이지의 상당부분이 오려져 있는 상태였다. 특히 주식 관련 인기도서인 ‘월가의 영웅 피터린치’는 5권이 비치되어 있었지만 5권 모두 수선을 거친 상태였다. 그럼에도 도서 전체가 너덜너덜해서 펴보기도 힘든 정도였다.
책이 훼손되면 피해는 결국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공공도서를 이용하면서 책의 내용을 제대로 알 수 없고, 기분까지 상하기 십상이다. 박건운(문과대 국제어문10) 씨는 “어학교재를 대출했는데 누군가가 공부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며 “지워가며 문제를 풀었지만 정답이 다 보여서 집중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도서를 훼손한 학생에 대해 도서관은 15일 이상 1년 이하의 출입 및 대출중지의 제재를 가할 수 있다. 그러나 반납 시 책을 일일이 살펴볼 수 없어 반납도서를 분류하고 점검할 때가 돼서야 훼손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다 보니 도서를 훼손시킨 학생을 찾아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태다. 학술정보열람부 우영심 주임은 “도서 반납시 훼손을 적발하더라도 본인이 하지 않았다고 발뺌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훼손도서는 각 부서의 사서들이 검토한다. 수선이 가능한 경우엔 특수테이프와 종이용 강력접착제를 사용해 자체적으로 수선한다. 그리고, 수리가 불가능할 만큼 훼손이 심한 도서는 폐기를 위해 별도로 분류한다. 우영심 주임는 “한달에 두 번씩 수선을 하고 있지만 일일이 훼손도서를 찾기에는 인력이 부족하다”며 “이에 앞서 학생들이 공공도서를 사용하는 에티켓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앙도서관은 지난달 28일(목) 중앙도서관 로비에서 ‘2010 KU LIFE’에서 ‘파·오손도서 전시회’를 열었다. 파·오손도서 전시회는 도서자료 이용과 관련한 에티켓을 홍보하는 캠페인 성격의 행사다. 학술정보열람부 주태훈 과장은 “행사를 통해 학생들이 공공도서 훼손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 다른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배려의 마음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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