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원자력 발전소를 다녀와서
[독자기고]원자력 발전소를 다녀와서
  • 박유경(공과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 00)
  • 승인 2003.05.1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3월 28일 공학관 앞에 차가 한 대 서 있었고 한수원 관계자로 보이는 두 분이 계셨다. 이름을 얘기하고 책자를 받고 물도 하나 받았다.

출발! 시내를 벗어나자 홍보과장님의 1박 2일간의 일정 및 한수원에 대한 간단한 소개 후 출발을 했다.

세시쯤에 울진 원자력 발전소 홍보관에 도착했다. 울진에 계시는 선배님들도 만나고 울진 원전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들었다. 우리 손으로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원자력발전소를 짓겠다는 일념으로 처음 어려운 기술들을 배우고 연구하고 습득했을 선배님들이 자랑스러워졌다. 

평소에 나는 원자력에 대해 나쁜 생각을 별로 가지고 있는 편은 아니었지만 바닷물의 수온 상승이라던가 방사성 폐기물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식의, 필요악이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바닷물의 수온상승은 다른 발전소에서도 일어나는 일이었고, 방사성 폐기물은 특히 중저준위 폐기물에서 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잡고체들은 반감기가 짧아서 길지 않은 기간만 보관하고 있으면 방사능 누출에 대한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고준위 폐기물인 사용 후 연료는 향후 우라늄의 원가 상승이라던가 우라늄의 고갈시점에서 자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홍보관에서 나와서 시뮬레이션 관을 견학했다. 시뮬레이션 안에서는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계기판들이 있었다. 울진 원전이 한 눈에 보이는 전망대에 도착했다. 모든 건물들이 하나같이 다 커서 ‘생각보다 작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담하고 마치 장난감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전망대를 내려와서 드디어 울진 원자력 발전소 안으로 들어왔다. 95%정도의 공정이 이루어진 5호기를 견학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들어와 보니 나는 원자로 안에 들어와 있었다. 이런 감격이! 원자로안에는 세 개의 문이 있는데 정상적으로 가동할 때는 아무도 안에 들어오지 못한다고 했다.

터빈도 보고 증기 입출구도 보고 전원 공급하는 곳도 보고 여러 가지 것들을 보고 그것들의 기능과 특징을 배우고 했지만 이번 견학에서 가장 기억에 남고 감동적이었던 것은 바로 원자로였다. 원자로에 담겨있는 푸른 물을 보는 순간, 나는 정말 운이 좋구나! 하고 생각하고 다른 생각은 나지 않았다. 제어실도 보고 왔다. 시뮬레이션 실과 별로 다르지 않은 풍경이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핵 연료봉의 상태가 표현되는 창이었다. 연료가 장전되면 그 곳에 그 연료봉의 상태가 표현된다고 했다. 그 상태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자로를 보고 두꺼운 콘크리트 벽도 보고 전체적인 모습을 다 보고 나자 다른 출구가 나왔다. 원자로건물 벽은 120cm라는 데 출구라서 그런지 그것보다 더 되어 보였다. 들어오는 문은 아치형이었는데 이 문은 완전한 원이었다. 마치 영화에서 보던 외부 은하로 통하는 문 같았다. 내부공사가 다 완공되면 이 문은 완전히 닫혀서 실내를 밀폐시킨다고 했다.

방사성폐기물 임시저장고도 들렀다가 왔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영구저장고가 없다고 했다.안전한데도 사람들은 핵이라는 이름만 들으면 뭔가 무섭고 위험한 거라고 흔히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원자력 발전소 부지도 선정이 어렵고 저장고 부지도 선정하기 어려운 것 같다. 그런 것들이 많이 아쉬웠다.

3월 29일 토요일 오전 10시경 한국전력공사의 동해 전력소에 도착했다. 수업시간에 말로만 듣던 철탑들이 서 있었다. 웅웅 하는 소리도 들렸다. ‘가까이 오면 잡아먹는다~’라고 들린다던 교수님의 말씀이 생각나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개괄적인 설명을 듣고 나서 제어실도 구경하고 뒤로 돌아서 자세한 기계들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내부 뿐만 아니라 밖에 있는 시설물들에 대해서도 많은 설명을 들었다. 변전소라는 곳이 이렇게 중요하구나 하는 것을 느꼈고 내가 아직 많이 모르고 있고 많이 알아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더불어 들었으며 기술 발전이라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해서도 많이 느꼈다.

동해 전력소를 나와서는 정동진에 도착했다. 푸른 바다색은 감히 인간의 말로는 표현할 수 없었다.

이번 견학에 가슴 깊이 감동하고 이런 배려에 죄송할만큼 감사했던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견학하는 학생 입장에서 설명해 주시고 프로그램 만들어 주신 한수원 관계자분들, 특히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행동하고 도움주셨던 홍보과장님! 그리고 정말 열정적이셨던 우리 84학번 선배님께 더욱 감사드린다. 이번 견학을 준비해 주신 조교님들과 견학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셨던 권세혁 교수님, 장길수 교수님께도 깊이 감사드린다. 그리고 이런 좋은 견학 프로그램의 기회가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도 부여되었으면 좋겠고 정기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