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10 G20 서울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범정부적으로 G20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는 가운데 G20에 대해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국격 상승의 기회라며 반기는가 하면 이번 회의가 이주노동자, 노숙자, 노점상들을 내모는 계기로 악용된다며 반대하는 쪽도 있다.
 
본교생들 역시 G20을 앞두고 다양한 영역에서 저마다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고대신문이 회의 개최를 나흘 앞두고 본교생들이 G20과 관련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회의를 반대하는 일부 학생들은 ‘G20반대 고려대 운동본부’를 발족하고 활동에 임하고 있다. 9월 13일 출범한 운동본부는 중앙동아리인 한국근현대사연구회, 수레바퀴와 악칠반, 한국사반, 역사교육과반, 정치외교반 소속 학생들로 구성돼 있다. 유진주(문과대 사회08) 운동본부장은 “G20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노동자와 서민에게 고통과 희생을 전가하고 있다”며 “G20 정상들이 근본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금융자본의 속성을 비판하고 다른 세계를 구상하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달 중순 민주광장에서 ‘G20반대 사진전’을 열고 <당신이 알아야 할 G20에 대한 몇 가지 진실> 란 소책자를 발간하는 등 학생들에게 G20회의의 부정적인 면모를 알리기 위한 활동을 펼쳤다. 사진전을 관람한 송민근(미디어10) 씨는 “국가에서 진행하는 행사인 만큼 긍정적인 면만 부각되는 경향이 있는데, 자칫 간과할 수 있는 G20의 이면을 잘 보여줬다”고 말했다.

G20운동본부와는 별개로 G20 반대활동을 하는 단체도 있다. 문과대 학생회(회장=조나은)는 지난달 6일에는 ‘광고에도 안 나오는 G20이야기’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개최하고 학생들에게 전국노동자대회와 서울국제민주회의 등 G20반대 운동에 함께 할 것을 촉구했다. 조나은 문과대학생회장은 “정부는 G20의 좋은 점만 부각하는데, 과연 좋은 점만 있는 건지 자유롭게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자본주의 연구회, 고려대 진보전략포럼 등도 G20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이고 ‘G20에 우리의 미래가 있는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열었다.
 
한편, G20을 준비하는 정부기관이나 언론사 등에서 활동하는 본교생들도 있다. 이들은 주로 자원봉사자나 대학생리포터로 일하고 있다. 양지연(국제학부 08) 씨는 대통령 직속기관인 ‘G20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서 각국 대표단의 방한 일정을 조정하고 수행하는 국별의전연락관(Delegation Liaison Officer)을 돕는 의전지원요원으로 일하고 있다. 양 씨는 “실제 외교의 장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며 “국가 관계를 잘 조율하는 외교관들을 보며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부분들을 많이 배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G20 대학생리포터로 활동하는 이채림(문과대 중문09) 씨는 “G20기간 동안 실제 프레스룸에 들어가게 된다”며 “국제적인 행사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것도 의미가 있고 이런 행사를 가까이에서 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학생커뮤니티인 고파스(koreapas.net)에는 G20 반대활동에 대해 비판적인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박기웅(생명대 식품공학08) 씨는 “G20은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한 것”이라며 “이주노동자와 노점상이 G20 회의기간동안 잠시 자리를 비워주는 게 불법적이지만 않다면 무리한 요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G20을 둘러싼 현재의 사회 분위기에 대해 이종화(정경대 경제학과) 교수는 “G20에도 한계는 있지만 기존 세계경제를 의논하던 G7보다 참여하는 나라가 늘어 대표성이 커졌고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등이 포함돼 개도국의 입장을 반영하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회의 자체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국제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