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부로 43대 안암총학생회(회장=전지원)가 임기를 마쳤다. ‘소통’을 키워드로 내세우며 당선된 ‘소통시대’는 1년 동안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고대신문이 5일 총학생회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던 단과대 학생회장들을 만나 지난 1년 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좌담에는 △박상환 정경대 학생회장 △박자분 공과대 학생회장 △임수지 보과대 학생회장 △조나은 문과대 학생회장이 참여했다.

박상환 정경대 학생회장(사진=조상윤 기자 chu@kunews.ac.kr)
학생사회의 리더로서 총학생회의 활동은 어땠나

학생사회의 리더로서 총학생회의 활동은 어땠나

 

학생사회의 리더로서 총학생회의 활동은 어땠나박상환 | 총학이 무엇을 제안하고 이끌지 않았던 점이 아쉽다. 중앙운영위원회의에서도 총학 차원에서 의제를 설정하기보단 여러 단위에게서 기타 안건을 많이 받으려 했다. 민주적으로 잘 이끌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총학의 리더십을 보지 못해 아쉽기도 했다.
조나은 | 논의된 내용을 활동으로 옮기는데도 시간이 걸렸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획한 ‘고려대 유권자 연대(VIP) 활동’의 경우 정경대학생회장이 학기 초에 이미 제안했던 내용이지만 당시엔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4월이 되서야 논의가 시작됐다.
박자분 | 이번 총학은 학내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 중운위에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잘한 것 같다. 하지만 의제를 발의하고 학우 전체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과정이 지속적이지 않았다. 앞서 문대학생회장이 말한 것처럼 VIP활동에선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소통’이라는 키워드를 잘 실현했다고 보나
조나은 | 소통전화기를 신설하는 등 학생의 의견에 기민하게 반응하려 한 점이 좋았다. 학교와도 자주 면담을 진행하며 학생의 의견을 학교측에 전달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그 내용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부분에선 미흡했다. 학생들에게 학생처나 관리처와 만난 면담 기록을 더 구체적으로 알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박자분 | 소통은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하지만 추상적이라 실천하기 어렵다. 이번 총학은 학생의 의견을 듣는데에는 민첩하게 반응했다. 이전에 비해 총학생회가 열려있다는 인식은 확실히 생긴 것 같다.
박상환: 총학생회는 결국 ‘정치’를 하는 곳이다. 그러나 이번 총학은 오바마 미대통령의 의료개혁과 같이 대학생활이나 학생사회의 삶을 바꿀만한 큰 화두를 던지지 못했다. 소통하려는 노력은 있었으나 ‘무엇을 위해서’ 소통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결여됐다. 앞서 얘기가 나온 유권자 연대 사업과 정치참여 연대의 경우 다른 단위의 참여를 기다리기만 할 게 아니라 총학이 직접 나서서 추진할 수 있었던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총학생회가 가장 잘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박자분 공과대 학생회장(사진=조상윤 기자 chu@kunews.ac.kr)

 

박상환 | 개인적으로 4대강 사업 프로젝트가 좋았다. 웨딩마치나 나무 만들기 등은 단과대 학생회의 자금으로는 상상할 수 없었던 부분이었다. 아이디어도 좋았다.
임수지 | 사소한 부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단과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데에 모습에서 많이 배웠다. 총학은 학생들이 제기한 의견이나 질문, 건의에 바로 답변을 했다. 사소하고 당연한 일이지만 이렇게 지속적으로 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박자분 | 커다란 정책이나 한 방 크게 터뜨린 것 보단 학생들에게 피부로 와닿는 정책을 꼼꼼히 실행했다. 개인적으로도, 이가 부서져서 치과를 간 적이 있는데 총학과 제휴가 돼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고대인 건강 지키기 5%할인, 셔틀버스 증차, 식품안전관 입주한 업체에게 의뢰해 식품안전 의뢰한 것 등 학우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은 것들부터 실행하며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지난 1년간 총학생회가 부족했던 점은 무엇인가
박상환 | 너무 외로웠다. 총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가 따로 굴러간 것 같다는 느낌이다. 총학생회는 과반 학생회, 단과대 학생회 위에 있는 최상위 기구다. 이러한 대의체계가 튼튼해져야만 학생사회가 부활할 수 있다.
조나은 | 논쟁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G20처럼 다양한 의견이 있어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의견을 내는 것을 기피했다. 어떤 입장이라도 자신의 신념에 기초한다면 다양한 비판과 토론을 통해 또 하나의 소통의 창을 열 수 있는데 이러한 사안에 입장을 거의 피력하지 않았다.
박자분 | ‘교육권리 찾기’ 때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교육권리 찾기는 총학과 단과대 이름을 걸고 학교에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기회이다. 그것을 효과적으로 실행할 마스터 플랜을 구체적으로 기획했으면 하는 아쉬움이다.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들과의 관계는 어떠했나. 일부 단과대들과는 사이가 안 좋다는 소문이다

조나은 문과대 학생회장(사진=조상윤 기자 chu@kunews.ac.kr)

 

조나은 | 이번 축제기간에 총학이 주최한 석탑대동제와 다른 기획단이 주최한 모자이크 축제가 따로 열렸다. 이때 모자이크 축제에 참여한 단과대들과 총학생회 간의 사이가 안 좋다는 소문이 돈 것 같다. 그러나 모자이크에 참여했다고 대동제에 참여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두 축제가 대립했던 게 아니라 ‘축제의 상’에 대한 두 기획단의 생각이 달랐던 것이다. 학내 언론이나 인터넷을 통해 과장된 면이 있었다.
임수지 | 상위, 하위 단위라는 느낌보다 대등한 관계에서 서로 잘 얘기하고 대화하는 느낌이었다. 미리 방향을 정해놓고 가는 게 아니라 다 같이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이라 좋았다.

 


고연전이나 대동제와 같은 정기적인 행사에서 총학생회가 보여준 역량은 어땠나
조나은 | 사실상 전지원 총학생회장 이력엔 자치활동이 없어 경험에 대한 걱정이 많았지만 큰 탈 없이 무난하게 잘 했다.
임수지 | 하반기 전학대회가 미뤄지지 않고 열린 걸 칭찬해주고 싶다. 예전엔 하반기가 되면서 초심을 잃고 참석률도 떨어지면서 전학대회가 미뤄지는 일이 많았다. 작년 총학 선거 때의 선본 홍보 자료에 ‘총학생회장의 새로움과 부총학생회장의 경험을 잘 조화이루겠다’고 했는데, 잘 실현된 것 같다.


임수지 보과대 학생회장(사진=조상윤 기자 chu@kunews.ac.kr)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면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면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면조나은 | 학생 정치기구라기 보단 ‘잘 나가는 동아리’ 같은 느낌이었다. 물론 일을 열심히 수행하긴 했지만 총학생회 혼자 도드라진 느낌이다. 예컨대 총학에서 진행하는 복지 사업의 규모가 커질 경우 학생복지위원회에 맡겨 유기적으로 할 수 있었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박자분 | 집행부원들이 매일 바쁘게 지내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굳이 한 마디를 덧붙이자면 문대 학생회장의 말처럼 함께하는 리더라기 보단 ‘우수하고 친절한 집단’의 느낌이었다.
임수지 | 총학에서 어떤 사업을 할 때 중운위와 단대, 과반 학생회를 통해서 좀더 유기적이고 체계적으로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총학 스스로 모든 걸 하려해 단과대와 과반학생회와 유기적인 관계를 구축하지 못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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