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허태열 의원이 지난 3일 열린 ‘경제정책포럼’에서 ‘섹스프리(Sex Free)’ 특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관광산업을 육성하자는 취지에서 한 말이라지만 국민 정서상 무리라는 게 주된 여론이다.

허 의원이 언급한 섹스프리는 금기가 없는 지역을 의미하지만 다른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섹스프리의 ‘Free’는 대개 ‘자유로운’으로 해석되지만 명사 뒤에 올 경우 ‘~가 없는’이라는 의미가 된다. ‘텍스프리’와 ‘핸즈프리’가 대표적인 예다. 섹스프리도 문자 그대로 이해하면 섹스금지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쪽으로 해석해도 ‘섹스프리’는 문제다. 섹스는 금지할 수도 개방 할 수도 없다. 우리 사회에서 섹스는 적당히 중립을 지켜야 하는 영역으로 존재한다.

며칠 전 편집실에서 몇몇 기자들이 집창촌을 주제로 토론을 한 적이 있다. 어디가 유명하다더라, 어떻게 붙잡는다더라. 다들 사실인지 거짓인지도 모른 채 추측과 들은 얘기에 의지해 웃고 떠들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그런 곳이 존재해야 하는지 사라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어떤 의견을 내놔도 좋은 소리 듣기 힘들기 때문이다. 존재해야 한다고 말하면 비난의 눈초리를 받고, 없어져야 한다고 말하면 성범죄가 증가할 경우 책임질 거냐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우리도 외국처럼 성매매를 합법화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 지금처럼 암암리에 성매매가 이뤄지는 게 나쁜 것만도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 어느 하나 틀렸다고 단정할 순 없다. 성(性)과 관련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쉽게 말로 표현하지 못하게 강요하는 우리 사회의 ‘토크프리(Talk Free)’ 분위기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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