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부터 제44대 안암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각 선거운동본부가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한다. 이들은 선거운동에 필요한 비용을 어떻게 마련해 사용할까. 지난해 선본들의 선거비용 사용내역을 토대로 총학생회장 선거에 쓰이는 선거비용에 대해 알아봤다.

선거비용은 대부분 각 선본에서 준비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전지원, 중선관위)가 선거공영기금 명목으로 일부 지원한다. 지난해 선거비용은 선본 당 평균 580만원 수준이었다.

선거비용의 대부분은 후보자가 충당한다. 지난해 출마했던 ‘소통시대’와 ‘함께, 멀리’ 선본은 후보자가 선거비용의 90%이상을 부담했다. ‘함께, 멀리’ 선본의 정후보였던 김원(법과대 법학07) 씨는 “학생들이 기성 정당처럼 확고한 기반을 가지고 있지 않고, 개인의 이름을 걸고 하는 선거이기 때문에 후보자의 부담분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 선본에선 선본원들이 모금을 통해 선거비용을 마련한다. 지난해 출마했던 ‘Movin Movin’과 ‘희망충전’ 선본은 후보 부담분과 후원금이 2~300만원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희망충전’ 선본의 정후보였던 박재균(이과대 물리05) 씨는 “후보자들이 내기도 하지만 비용자체가 커서 선본 운동하는 친구들과 선배들로부터 후원을 받는다”고 말했다.

일부 비용은 중선관위에서 지원한다. 재정시행세칙에 따르면 2학기 총학생회 예산의 5% 이상을 선거 관리를 위한 선거공영기금으로 책정한다. 43대 안암총학은 지난달 전학대회에서 선거공영기금으로 600만원을 마련하기로 결의했다. 중선관위에서 지원하는 금액은 모바일 투표비용과 선관위의 포스터나 현수막 제작 등에 쓰인다. 양희웅 43대 안암총학 사무국장은 “회칙에 따르면 200만원 정도만 지원하면 되지만 중선관위 경험상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 모바일투표 비용도 포함시켜 600만원을 책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42대 안암총학은 작년 하반기 전학대회에서 선거 관리를 위해 400만원을 책정했으나 재정부족과 관리 미숙으로 모바일 투표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각 선본은 대개 정책신문, 리플렛, 현수막 등 홍보물 제작과 선본복 구입, 선본원 식비에 선거비용을 사용한다. 총학생회칙에 따르면 각 선본은 리플렛과 정책신문 등 인쇄물을 4차례 8000부씩, 현수막을 6개 이하로 제작할 수 있다. 지난해 각 선본은 홍보물 제작에 3~400만원을 사용했다. ‘Movin Movin’ 선본의 이민영(문과대 사회06) 정후보는 “학우들을 하나하나 만나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에 유인물이나 매체로 다가가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학생들은 유인물이 넘쳐나 그냥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반응이다. 김혜진(생명대 환생공09) 씨는 “유인물이 너무 많아 오히려 읽지 않게 됐다”며 “자원 낭비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매년 선본이 쓰는 선거비용의 규모는 감소하는 추세다. 1996년 총학선거의 선본당 선거비용이 평균 1000만원 정도였던 것에 비해 작년에는 평균 580만원 가량이었다.

발행부수를 제한할 수 있게 개정한 총학생회칙 개정 역시 선거비용 감소에 한 몫했다. 과거엔 홍보책자 및 어떠한 인쇄물에도 발행부수 제한이 없었다. 하지만 2004년 이후엔 홍보책자를 포함한 신문, 자료집 등 홍보물의 제작회수와 발행부수를 제한하고 있다.

2006년 개정된 선거시행세칙에 따라 온라인에서도 선거운동이 가능해졌다. 홈페이지, 카페, 커뮤니티 등의 인터넷 선거운동 공간을 구성하게 됐고 중선관위가 마련한 메일링리스트를 통해 학생들에게 각 선본의 웹자보를 2번 공동 발송할 수 있는 조항도 신설됐다. 과거에는 운동원이 직접 움직이거나 학내 언론사와의 공청회 등을 통해 선거운동을 했지만 최근엔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인터넷 유세가 가능해진 것이다. 전지원 중선관위원장은 “이런 회칙이 과잉경쟁을 방지해 선거비용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선거비용 감소는 총학생회장 선거에 대한 학내 구성원의 관심 저하의 결과라고 해석했다. 과반 학생회장과 법과대 학생회장을 지낸 차권수(법과대 법학08) 씨는 “학생들의 관심이 준 것이 선거에 투자를 덜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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