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순간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기사를 준비하다보면 누군가에 대한 평가를 넣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평가에 대한 배경 설명은 멀어지고 결과만 도드라져 취재원에게 섭섭함을 남기기도 한다. 그만큼 평가는 하는 사람도, 부탁하는 사람도 어렵다.
지난 12일,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개막했다. 우리 선수들은 여러 종목에서 금메달의 쾌거를 이루고 있다. 특히 박태환이 휩쓴 메달은 아시아를 놀라게 했다. 그의 금빛 낭보에 환호하는 국민들은 로마 세계선수권대회 때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그는 로마의 저조한 성적 후에 은퇴까지 생각할 만큼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한다. 국민적 비난을 받았던 그는 국가적 영웅이 됐다.
사람들은 남을 쉽게 평가하고 남 얘기를 즐겨 하지만 누구도 상대의 장점과 단점을 함부로 말할 수 없다. 타인의 가치를 평가해 상처 줄 권리는 더욱 없다.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좋지만 타인에 대해선 두루뭉술한 불언장단의 자세도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