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화)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1년 K-리그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선 본교 축구부 선수 7명이 지명됐다. 이중 한명은 우선지명, 3명은 1순위로 지명됐으나, 선수 3명은 번외 지명됐다. 1순위로 지명돼 계약하면 연봉 5000만원 가량을 받지만, 번외 지명될 경우엔 1년 계약에 연봉이 1200만원이다.

일부 대학 지도자들은 드래프트 제도를 ‘프로구단이 헐값에 선수들을 사들이는 쇼핑’이라 비난하며 9일 열린 ‘2011년 K-리그 신인선수 드래프트’ 행사장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드래프트 제도가 선수들의 장래를 위협하고 임금수준도 타 스포츠에 비해 낮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시위에선 대학 및 지도자와 상의하지 않고 선수 마음대로 자퇴한 뒤에 드래프트를 신청한 선수를 인정한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들은 “학교 및 지도자의 이적동의 없이 자퇴한 채 드래프트를 신청한 선수를 받아줬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선수 멋대로 자퇴해 드래프트를 신청하면 대학 축구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K-리그 드래프트 제도는 신인선수 지명문제로 구단 간 분쟁을 최소화하고, 신인 선수의 몸값을 조절하기 위해 1988년부터 시행한 제도다. 이 제도는 고교졸업 이상의 학력소지자나 중졸 또는 고교중퇴자 중 만18세 이상인 자를 대상으로 구단이 추첨으로 정한 순서대로 지명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프로야구와 프로농구도 드래프트 제도를 통해 신인선수를 선발하지만 프로축구의 임금수준은 다른 종목에 비해 상당히 낮다. 프로 야구는 신인선수의 연봉을 2400만원으로 균등하게 설정하고 계약금에 차등을 둬 최대 1억원까지 받는 경우도 있고, 프로농구는 연봉만 최소 3500만원에서 최대 1억원까지 받는다. 이에 반해 프로축구의 경우 지명된 신인선수의 연봉 상한선이 최고 5000만원으로 순위별로 600만원씩 줄어든다. 번외지명으로 프로구단에 입단하면 연봉이 1200만원에 불과하다.

지명순위별 근속 보장성 격차도 커 계약기간이 우선지명선수와 1~3순위 선수가 3~5년인 반면 번외지명 선수는 1년이다. 또한 번외지명을 구단들이 악용한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4~6순위 선수 지명권을 포기하고 번외지명에서 더 많은 수를 선발해 돈을 ‘절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모 대학 축구부 박모(남 ∙ 23세) 씨는 “대부분의 구단들이 짧은 필수계약기간과 낮은 연봉 상한선을 노려 번외지명으로 많은 선수를 선발한다”며 “내년 드래프트에선 번외지명과 관련된 제도의 보완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드래프트를 신청하는 학생선수들 역시 불만을 토로한다. 익명을 요구한 모 대학 축구부 이 모(남 ‧ 23세) 씨는 “이미 유망주들이 해외로 떠난 자리에서 한 번의 드래프트로 선수생활을 결정짓는 이 제도는 정당하지 않다”며 “매년 지적되는 단점을 보완하지 않은 채 작년과 같은 모습으로 운영해 선수들을 냉정하게 외면하는 드래프트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1991년 홍명보(사범대 체육교육과 87학번) 현 올림픽 국가대표 감독은 선수 본인이 가고 싶은 팀에 입단할 수 없다는 점과 계약금과 연봉이 타 종목에 비해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드래프트를 거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단의 입장은 축구 지도자나 선수들과 다르다. K-리그 구단의 사정상 경제적으로 부담이 적고 팀간 균형적인 경쟁이 가능하게 하는 드래프트 제도가 더 적합하다는 의견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자유계약제도는 재정이 열악한 구단이 발군의 능력을 지닌 신인을 영입할 기회가 거의 없다”며 “이미 시행하는 드래프트 제도의 단점을 보완해가며 시행하는 것이 현실적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드래프트에서 본교 축구부 선수는 이용(사범대 체교07)이 광주에 우선지명된 것을 시작으로 박진수(사범대 체교06), 박정훈(사범대 체교07), 유준수(사범대 체교07)는 각각 경남, 전북, 인천에 1순위로 지명됐다. 송원재(사범대 체교07), 박지승(사범대 체교07), 김대훈(사범대 체교07)은 각각 울산, 성남, 대구에 번외 지명됐다. 특히 박진수(콘사도레 삿포로 ‧ 사범대 체교06)는 지난해 졸업 후 일본의 J-리그에서 1년을 보내고 올해 K-리그에 도전해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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