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홍(이화여대 종교학) 석좌교수는 삶과 죽음의 관계를 종교적 관점으로 설명했다. 정 교수는 종교는 인간이 안고 있는 많은 문제의 해답을 갖고 있기 때문에 죽음을 생각할 때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종교에선 인간이 지닌 문제에 대해 해법을 제시하면서 ‘이미 풀린 문제’라고 여긴다”며 “특별히 죽음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기울였고 나름의 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통적인 죽음, 유교, 불교 그리스도교의 죽음에 대해 간략히 소개했다. 전통적인 죽음관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있었지만 죽음을 자연스럽게 여겼다는 특징이 있다. 유교에서 산 자는 죽은 자를 기리고 죽은 자는 제삿날이 되면 산자들의 공간을 방문하는 제사라는 의식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산 사람과 죽은 영혼이 공간적으로 멀리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불교에선 살아있기 때문에 죽음이 있고, 삶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다면 죽음도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 결국 삶과 죽음도 무(無)로 향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리스도교에선 죽음이 부정적인 것이지만 새로운 삶을 위해선 역설적으로 부정적 개념인 죽음을 빨리 맞이해야 하는 것으로 여긴다고 말하며 종교마다 죽음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과거에는 종교가 죽음에 관해 중요한 상상력을 제공해 준 반면 현실 종교는 죽음에 관한 큰 가르침을 주지 못한다”며 “신도에게 메아리칠 수 있는 종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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