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속에 출발한 세종 장애학생지원센터가 겉돌고 있다.

직원채용이 늦어지면서 센터는 약속한 개설 날짜를 지키지 못했다. 비록 시작은 순탄치 않았지만 직원이 들어오고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을 찾는 듯 했다. 하지만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이 갑작스레 그만뒀다. 그러자 센터는 근로장학생이 상주하지 않는 이상 문을 잠궈 놔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는 직장인으로서 마무리도 제대로 하지 않고 떠나가 버렸다. 물론 계약직이었고 타지에서 근무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으리라. 하지만 어떤 이유이든 사직서 정도는 남기고 그만뒀어야했다. 현재 그는 더 좋은 직장을 얻었을 수도 다시 취업을 준비할 수도 있다.

아마도 학교는 그 자리가 딱히 업무량이 많지 않고 센터도 초기 단계이기에 계약직으로 시작했을 것이다. 반면 고용된 입장에서는 자리도 안정적이고 임금이 좋았으면 하고 바랐을 것이다.

그와 고려대가 보여준 교집합의 부재는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다. 청년들은 취업시장이 점점 치열해질수록 안정적이고 보수가 높은 직장을 찾아다니지만 마음에 드는 자리가 없거나 그 자리에 들어갈 수가 없어 고통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청년의 눈높이 아래에 있는 기업들은 자리에 사람이 없다며 불만을 터뜨린다.

방학을 맞은 학교엔 세종 장애학생지원센터가 있다. 그의 빈자리는 여전히 크게 남아있다. 새 학기를 맞아 직원이 자리를 채우고 학생들이 찾아오면 장애학생지원센터 본연의 역할을 하게 되리라.

그래도, 우리 사회의 불일치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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