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이 발전하려면 우수한 인재들이 인문학 연구에 삶을 바쳐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죠. 걱정없이 연구할 수 있는 환경만 조성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인문학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이 나올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지난 9일 김성도 교수는 프랑스부르고뉴대학에서 명예석좌교수직을 받았다. 올해 선정된 3명의 석학 중 유일한 외국인이다. 이는 매우이례적인 일이다. 프랑스에서 석,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들의 지적스승 역할을 하는 명예석좌교수직은 탁월한 연구업적을 이루고, 학문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석학들에게만 부여한다. 최근 감각, 소셜미디어, 디자인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김교수를 지난달 21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그는 언어의 개념을 문화학, 매체학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 언어연구의 지평을 넓혔고, 다수의 고전인문저서들을 번역한 업적을 인정받았지만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았다. “내가 남들보다 우수해서 받은게 아니에요. 우리학교에만 해도 저보다 훌륭한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김 교수는 1992년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1995년 파리10대학 조교수로 임명 되는 등 프랑스와 계속 해 교류를 해왔다.

프랑스에서 논문을 발표하고 공부하며 많은 것을 보고 느낀 그는 한국의 인문학에 대해 고민했다. 한국어로 다수의 고전저서들을 번역할때마다 국내 인문학 연구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고전 인문학 저서들을 번역할 때, 한국에 적절한용어가 없어 곤혹을 겪곤 했어요”

김 교수는 또 인문학이 양적으로는 충분히 발전했지만 우수한 인재가 계속해서 발전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서양학문을 공부한지 100여 년 밖에 되지 않아 기반이 충분히 다져지지 않았어요. 학문응용과 기초를 새에 비유하자면서로 동등한 양 날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기초연구라는 반석위에 응용연구라는 건물을 짓기엔 아직 부족한 상황이죠”

김 교수는 한국의 인문학이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 유래없는 경제적, 산업적으로 ‘압축성장’에성공한 나라입니다. 인문학에서도‘압축성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많이 좋아졌어요. 인문학을 공부하는 젊은후배들도 자신감만 있으면 얼마든지 노벨상을 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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