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란 카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KTF광고의 숨은 주인공, 박웅현 (신문방송학과 81학번) 제일기획 제작본부 Creative Director(이하 CD)를 만나봤다.

△현재에서 맡고 있는 분야에 대해 설명해 달라.
- 광고의 제작을 맡는 제작팀에서 일하며 그 곳에서 내가 하는 일은 CD다. CD란 쉽게 말해서 신문사의 편집국장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광고의 카피, 배경음악, 콘티 등 광고물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을 결정하고, 그것을 책임지는 직종이다. 그렇지만 혼자서 광고를 만든다고 말할 수는 없다. 광고는 팀웍이 생명이다.

△광고관련 직업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우스운 이야기지만 대학시절 술값이나 벌어보겠다고 광고 공모전에 작품을 출품했던 것이 인연이 됐다. 원래는 장래희망으로 신문기자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공모전에 작품과 논문이 당선된 이후, 광고 쪽으로 관심이 기울었다. 결국 졸업 후 현재 근무하고 있는 제일기획에 입사하게 됐다.

△그 동안 어떤 광고를 만들었나.
- 88년 입사한 이후 9년간은 카피라이터로 활동했다. 96년 미국 뉴욕 NYU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뒤 98년도부터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CD로 활동하고 있다.
“잘자, 내 꿈 꿔!”(016), “경의선은 경제입니다” 등이 내가 만들었던 캠페인 및 카피이다. 최근에는 KTF의 광고에서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차이는 인정한다, 차별엔 도전한다”등의 카피를 만들었다. 현재는 KTF, 메르세데스-벤츠, CJ홈쇼핑, CJ 등의 광고를 담당하고 있다.

△광고의 매력은 무엇인가.
- 솔직하게 말하면 광고는 매력이 없다. 항상 남들과 경쟁을 해야하고 아이디어와 머리 싸움을 해야한다. 그리고 광고는 흘린 땀에 비례해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 기본적 소양과 본능적인 감각이 중요해 이것 또한 힘든 점이다. 그러나 광고는 진실의 가장 매력적인 측면을 부각시켜 보여주는 것으로 그것을 필요로 하는 대상에게는 환자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의사와 같은 역할을 한다.

△CD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 보통 CD는 경력 10년 차 정도의 카피라이터나 광고 디자이너가 맡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토양이 좋아야 그곳에서 나오는 수확물이 좋듯, 지적, 문화적, 인문학적인 소양이 바탕이 돼야 일을 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토양은 이 분야에서 바로 경쟁력과 직결되며, CD가 되는데 가장 필요한 것이 있다면 바로 이 부분이다.

△광고제작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 그들에게 앞을 짧게 내다보지 말고 길게 바라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광고를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광고제작 회의실에서 회의장면을 지켜보는 것이지만 그것으로 광고제작을 잘 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인문학적 토양을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는 통찰력과 관찰력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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