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식을 전후해 ‘2011학년도 교육투쟁’을 앞두고 등록금 인상과 경영진단 등의 문제를 알리기 위한 학생대표자들의 선전전이 있었다. 애초에 기자회견도 함께 기획됐으나 중앙운영위윈회에서 ‘스쳐지나가며 보는 행사’라는 이유로 선전전에만 주력하기로 의결됐다.

언제부턴가 학교에서 진행되는 ‘기자회견’은 벽에다 대고 말하는 수준으로 전락해버렸다. 마이크의 볼륨을 높이고 더욱 간절한 목소리로 관심을 촉구하지만, 기자회견단 앞을 지나치는 학생들의 옷깃바람은 매몰차다.

본래 기자회견은 ‘뉴스 가치가 있는 인물이 대중매체를 통해 그 내용을 설명하거나 해명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외적으로 주요 사안을 발표한다든지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다. 결국 기자회견의 파급력은 그 인물이 전하는 내용의 신선함과 충격에 달려 있다.

하지만 학내 기자회견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정해져 있다. ‘등록금 인하’, ‘이명박 정부 심판’ 등의 구호는 4년, 길게는 10여 년째 변하지 않았다. 그 이야기의 진정성이나 무게를 떠나 기자회견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지난 학기, 학생 개인정보 열람 사건에 대해 당사자인 43대 안암총학이 기자회견을 했으면 어땠을까. 겨울방학 연평도 해전 1인 시위 논란 이후에 44대 안암총학이 자리를 마련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또 학생 회칙을 개정해야 하는 이유와 플랜에 대해 발표를 하는 건 어떨까.

등록금 인하나 정부 심판을 기자회견의 소재라고 보기는 힘들다. 이는 장기적인 플랜을 갖고 하나씩 실천해가야 할 문제다. 오히려 이번에 취소된 기자회견의 경우, 이번 학기 교육투쟁에 대한 설명과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알맹이 없이 구호만 외쳐봤자 공감을 얻을 수 없다. 뉴스 가치가 있는 내용을 전해야 한다. ‘정책’이라고 할 만한 것을 선보이는 기자회견,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기자회견은 너무 사소하고 협소한 행사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