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난민’, ‘31세’, ‘민주화운동’까지 우간다 출신 난민 다니엘(가명, 국제학부11) 씨를 수식하는 단어들은 그에 대한 편견을 가지게 하기 충분했다. 하지만 직접 만난 그는 구릿빛 얼굴에 하얀 이를 살짝 드러내는 미소로 인사를 건네는 수줍은 청년이었다.
다니엘 씨는 우간다에서 민주화 운동을 벌이다 정치적 위협을 받고 지난 2007년 한국에 왔다. 오자마자 난민 신청을 했지만 난민으로 인정 받는 건 녹록치 않았다. “난민으로 인정받기까지 2년이 걸렸어요. 서류 불충분을 이유로 계속해서 거절당했죠” 난민으로 인정받기 전 발급받는 ‘지원비자’는 취업에 제한이 있고 의료혜택이나 보조금 지원도 거의 받을 수 없어 그는 생계를 잇기 위해 공장을 전전해야 했다. 가까스로 난민인정을 받고나서도 타국에서 난민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사는 건 쉽지 않았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난민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요. 고국에서 중범죄를 저지르고 온 건 아니냐는 편견을 가진 사람들도 있고요”
그가 대학 입학을 결심한건 난민 인정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한국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다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난민인권센터 직원과의 면담을 통해 국제학부 지원을 결정하게 됐죠” 본교를 지망한 특별한 이유가 있냐고 물었더니 “한국 최고의 대학 중 하나라고 들었어요”라며 “최고의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겠어요?”라고 되묻는다.
하지만 입학을 앞두고 다시 문제가 발생했다. 외국인 입학생 장학금 대상자로 선정 돼 4년 간 반액 장학금을 받게 됐지만 나머지 입학금과 등록금은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 다행히 난민인권센터의 모금운동으로 약 560만 원이 모였다. “정말 행복합니다. 이렇게 큰 관심을 보여주신 것에 어떻게 감사를 표현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모금액이 예상보다 많아 다니엘 씨를 지원하고 남은 돈은 다른 난민들의 학업을 지원하는 장학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저처럼 공부를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 막막해 하는 난민들이 많은데 이번 기회를 통해 도움을 주고 싶어요”
“한국 대통령도 고려대를 나왔고 고려대 출신 사업가, 정치가들이 많다고 알고 있어요. 고려대가 저의 정치 커리어를 발전시키도록 도와주리라 믿습니다. 졸업 후엔 국제기구에서 일하면서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라며 당찬 포부를 밝히는 다니엘 씨의 얼굴은 사뭇 진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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